[센머니=구본국 칼럼니스트] 팬데믹이 시작한 후 모든 것이 비대면으로 바뀌고 있다. 이미 몇몇 국가는 팬데믹 이전의 상황으로 돌아간 곳도 있지만 아직 대부분은 그 끝이 보이지 않고 있다. 팬데믹이란 상황에 대부분의 기업들은 경제적 타격을 받았으며 살아남기 위해 비용 절감 등 많은 부분에서 노력 중이다.

패션은 다른 산업과 다르게 재정적인 문제들도 해결하면서 동시에 이러한 힘든 상황을 역 이용한 창조적인 면모도 아낌없이 보여주어야 한다.

그래서 요즘 패션 업계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어지고 있는 단어는 “Virtual Fashion(가상패션)” “Sustainable Fashion(지속가능패션)”이다. 이번달은 이 중 “가상패션”에 관해서 이야기하고자 한다.

가상패션은 쉽게 말해 그동안 봐 오던 실물의상을 기반으로 제작한 영상이나 사진이 아닌 컴퓨터 그래픽으로 제작된 패션을 말한다. 이러한 기법은 실물로 만들기 어려운 도시 조경이나 건축 및 인테리어에서 많이 보여 져왔으며 이제 컴퓨터 작업이 들어가지 않은 작업은 존재하지 않을 정도이다. 패션은 위 분야들 중 가장 활성화가 늦어진 이유는 원단이라는 유기적인 물질을 표현해야 했으며, 인테리어나 건축물 보다는 실물을 제작하는데 있어서 시간이나 비용이 적게 들어갔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4년전부터 업계에서 비교적 활발하게 사용되기 시작하였고, COVID-19을 계기로 지금은 대중들도 쉽게 접할 수 있는 단계까지 다가와 있다. 그 배경과 가상패션의 현 주소를 알아보자.

매년 2월부터 3월, 9월부터 10월은 각 뉴욕, 런던, 밀란 그리고 파리순으로 패션위크가 열리는 시기이다. 하지만 작년 2월부터 본격적인 팬데믹이 시작하여 갑자기 많은 쇼들이 취소되었고, 브랜드들은 급히 계획을 변경하여 온라인으로 이벤트를 진행하였지만, 급히 변경하여 진행한 만큼 결과는 만족스럽지는 않았다.

위 시기에 많은 브랜드들이 쓰라린 경험을 하였고, 다음 시즌이었던 9월에는 여태 것 생각하지 못한 새로운 방법들로 각자의 컬렉션을 준비하였다. 비대면 컬렉션의 장점을 최대한 활용하여 그동안 가질 수밖에 없었던 장소와 시간의 제악을 완전히 없애 버렸고, 관객의 입장에서는 평생 기억에 남는 시즌이 될 정도였다.

작은 인형을 이용한 모스키노(MOSCHINO)의 2021 Spring 컬렉션, 비디오 게임의 배경과 게임 속의 캐릭터를 연상시키는 구성으로 컬렉션을 연출한 발렌시아가(BALENCIAGA)의 2021 Fall 컬렉션과 같이 필자의 가장 관심을 끌게한 컬렉션은 3D 디자인 프로그램을 사용하여 실제 의상과 근접하게 제작한 라비(Lavie)의 2020 S/S 수영복(Swimwear) 컬렉션이다. 그리고 4월 국내에서는 LF의 헤지스에서 가상패션쇼를 진행하였다.

(왼쪽부터 MOSCHINO, BALENCIAGA, LAVIE)
(왼쪽부터 MOSCHINO, BALENCIAGA, LAVIE)
(HAZZYS 2021 F/W Collection)
(HAZZYS 2021 F/W Collection)

이렇게 패션쇼가 가상의 그래픽으로 선보여 지면서 패션 모델이나 인플루언서들 또한 가상으로 제작(?)되어지고 있다. 1998년 사이버 가수 아담에 비해 많이 현실과 같아졌지만, 컨셉은 비슷하다.

발망(BALMAIN)은 2018년 3명의 브랜드 소속 모델을 만들어 캠페인 룩북을 만들었으며, 가상으로 디자인되어 만들어진 모델 또는 인플루언서가 브랜드 룩북을 촬영한다. 패션뿐만 아니라 IKEA나 LG등 여러 기업과 협업하여 브랜드 홍보를 한다. 실제 뮤지션과 콜라보레이션으로 음반을 낸다. 매일 본인의 일상을 SNS에 공유한다. 중국의 한 모델 에이젼시는 가상의 모델을 제작하여 실제 모델과 같은 시스템으로 비즈니스를 진행중이다.

Instagram /REAHKEEM, NOONOOURI, LILMIQUELA, SHUDU.GRAM, IMMA.GRAM , ROZY.GRAM
Instagram /REAHKEEM, NOONOOURI, LILMIQUELA, SHUDU.GRAM, IMMA.GRAM , ROZY.GRAM

위와 같이 가상의 쇼 라던지 모델이 가상이라고 언급하지 않는 이상 알아차리기 어려울 정도로 이미 우리의 일상에 스며들어 와 있다. 이러한 변화에는 편의성과 경제적이라는 큰 장점이 존재하지만 항상 들려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다만 이와 같은 변화는 시대의 흐름이기에 비대면과 온라인의 삶이 더욱 두드려진 지금 더욱더 그들의 영역(?)은 넓어질 것 이라고 예측해본다. 

 

* 칼럼니스트 구본국은 현재 SUNY Korea (한국 뉴욕주립대) F.I.T 프로그램 부디렉터 및 교수로 재직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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