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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국의 패션나우] “패션스쿨 진학...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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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국의 패션나우] “패션스쿨 진학...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 구본국 칼럼니스트
  • 승인 2021.03.18 16: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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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Y Korea (한국 뉴욕주립대) F.I.T 프로그램 부디렉터 및 교수로 재직중인 구본국.
SUNY Korea (한국 뉴욕주립대) F.I.T 프로그램 부디렉터 및 교수로 재직중인 구본국.

[센머니=구본국 칼럼니스트] 1990년대 2000년도에 패션은 무엇인가 구름 같은 존재였다. 어디에나 다양하게 존재이면서 도달하고 싶은 존재이며 심미적 관점의 주체가 되지만 그 형태를 파악하기 힘들고 닿을 수 없는 존재라는 말이다.

2004년에 시작한 미국 브라보 TV의 '프로젝트 런어웨이(Project Runway)'라는 프로그램이 있다. (‘있었다’라고 적지 않은 이유는 2020년까지 시즌 18을 방송하였고 코로나 팬데믹으로 휴재 중이란 것을 최근에야 검색하여 알게 되었다.)

그 당시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잘 알려진 몇 안 되는 프로그램이었고, 이처럼 패션 관련 프로그램이 지금의 음식 관련 프로그램처럼 많았다. 이는 패션에 대한 대중의 높은 관심이 반영된 것이었으며 존 갈리아노(John Galiano), 에디 슬리먼(Hedi Slimane), Riccardo Tishi, 톰 포드(Tom Ford), 마크 제이콥스(Marc Jacobs), 칼 라거펠트(Karl Lagerfeld), 알렉산더 맥퀸(Alexander McQueen), 장 폴 고티에(Jean Paul Gaultier) 등 디자이너 자체가 스타가 되는 시기였고, 패션관련 업종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을 높였다.

하지만 언제부터 였을까. 2008년 리먼 브라더스 사태부터 였는지 2011년 패션 디자이너 존 갈리아노의 망언 이후 였는지 구름 같았던 패션은 어느덧 누구나 쉽게 들여다 볼 수 있는 영역이 되었다.

변한 패션의 영역은 패션을 좋아한다고 해서 관련 전공을 선택하지 않아도 즐길 수 있는 포용력도 넓어졌다.

필자가 느끼기엔 이로 인해 이전에는 불나방처럼 마냥 패션이 좋아서 덤볐다가 현실과의 괴리감에 포기하는 경우를 많이 보았지만, 지금의 학생들은 패션의 현 주소(희노애락)를 받아들이고 뛰어드는 정예요원 같다.

이런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은 마음에 이번과 다음 달에는 그들의 답답한 마음을 조금은 덜어줄 수 있는 이야기를 하고싶다.

꼭 그들만을 위해서는 아닌 것 같다. 2000년대 초반 다음에 FIT 카페에서 ‘포대기’란 아이디로 활동할 때부터 느꼈던 지식공유의 만족감도 꽤 크게 작용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라떼는 이야기가 간혹 나올 수도 있으니 주의하자.

▲패션 스쿨 입학을 준비하는 학생들을 위해서

라떼는… 아니다. 패션은 다른 전공들과 달리 누구의 강요도 아닌, 학생 자신이 원해서 선택하는 경우가 95% 이상인 평범하지 않은 전공이다. 이에 따라 많은 학생들이 대학에 입학하기 오래 전부터 그에 맞춰 준비를 하며, 스스로 찾아보고 문의도 직접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주로 이메일로 문의를 하지만, 학교 홈페이지에 내 사무실 내선번호까지 친절하게 나와있는 덕에 가끔 앳된 목소리와 통화를 할 때도 있다. 학생들이 궁금해하는 것들 중 가장 공통적으로 문의하는 질문 몇 가지에 대한 대답으로 적어 보았다.

"너무 늦지 않았을까요?"

30대가 물어보는 질문이 아니라 중고등 학생이 물어보는 질문이다.

필자는 약사가 꿈이었다. 재수까지 했지만 약대에 입학하지는 못했고, 약대 편입을 목적으로 쉽게 학기를 보낼 수 있는 과를 알아보던 중 대학에서 패션에 대해서 배운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되었다. 고등학생 때까지 미술과는 거리가 멀었으며, 패션이란 것은 전문적인 지식 없이 만들어 가는 것으로 알고 있었기 때문에 패션을 대학까지 가서 배운다는 것은 신선한 충격이었다.

그렇게 약대로 편입할 목적으로 패션학과에 진학하였고, 그 속에서 전혀 모르고 살았던 자신에 대한 재능과 배움의 행복을 경험하게 되었다. 그 결과 뉴욕에서 갈망하던 회사에서 일도 해봤고, 뉴욕패션위크에도 서 봤으며 지금 이렇게 지식을 공유하는 일을 하고 있다.

장담하건대 같은 질문을 5년 후에 하더라도 늦지 않았다고 답할 것이다.

"어느 학교 또는 어느 나라로 가야 할까요?"

국내 대학과 유학의 사이에서 고민하는 경우, 유학으로 결정을 했을 때 나라 또는 학교의 고민이 있지만, 그 답은 의외로 간단하게 찾을 수 있다. 디자이너가 되고 싶으면 자신이 좋아하거나 닮고 싶은 디자이너가 적어도 한 명쯤은 있을 것이다. 그들이 나온 학교나 나라를 우선 순위에 두면 된다. 

일하고 싶은 브랜드가 있을 때는 너무나 당연하게도 그 브랜드가 있는 나라로 정하는 것이 맞지만 좀 더 정확하게 파악하고 싶으면 링크드인(Linkedin)을 이용하자. 링크드인에 접속하여 브랜드명과 본인이 원하는 직책(Designer, Buyer, Merchandiser)을 입력하면 그 브랜드에서 해당 업무로 일을 하였거나 하고 있는 사람들의 리스트가 나오며, 그들이 가장 많이 간 학교를 우선 순위로 보여준다. 

이렇게 순위를 만든 다음에 비용이나 커리큘럼 등 현실적인 고민을 해보면서 결정해 나가는 것을 추천한다. 처음부터 현실적인 상황들 먼저 고려를 하면 그에 맞춰 처음부터 목표가 불필요할 정도로 낮아지는 경우를 보아왔기 때문이다.

"대학교 들어가기 전이나 중고등 학교 때 어떤 것을 준비하면 좋을까요?"

유학을 가게 될 경우 그 나라가 사용하는 언어정도는 기본적으로 준비하도록 하자. 디자인 계열이 아니라면 더욱 중요하다. 필자도 언어가 부족했던 덕분에 지금까지도 아쉬움이 남는다.

대게 예체능 계열은 내신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지만 적어도 중간은 유지하도록 하자. 은근히 고등학교 성적을 요구하는 학교가 많고, 성적에 따라 입학 여부가 판가름 나기도 한다. 실제 고등학교 때 성적이 좋지 않아 원하는 학교에 지원을 하지 못하는 경우를 여럿 보았다.

스킬에 대해서는 당연히 학교 입학 후 배우지만, 미리 배워 두면 그 만큼 다른 영역에서 자신을 개발할 수 있는 시간을 벌게 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감각을 키워야 한다. 아무리 열심히 작업을 하더라도 감각이 부족하면 결과물 또한 좋지 않다. 하지만 감각을 높이기 위해 정해진 방법은 없는 것 같다. 단순하지만 스스로에게 질문하면서 수많은 컬렉션을 꾸준히 보는 것이 필자가 추천하는 방법이다.

마지막으로

물어봐라. 그 나이때에는 모르는 것이 당연하고 인터넷에 나와있는 수많은 광고들 사이에서 필요한 정보를 판단하여 얻기는 어렵다. 단 상업적인 목적이 있는 기관이나 회사가 아닌 본인보다 한 두단계 앞 서있는 사람에게 직접 물어보길 권장한다. 그들이 필자보다 가장 현실적으로 도움과 조언을 줄 수 있는 존재다.

패션학과 지원을 희망하는 학생들 중에서 실제로 이 글을 읽는 학생은 몇 없겠지만, 작게나마 그들에게 도움이 되기를 희망한다.

 

 

* 칼럼니스트 구본국은 현재 SUNY Korea (한국 뉴욕주립대) F.I.T 프로그램 부디렉터 및 교수로 재직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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