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머니=구본국 칼럼니스트]시간이 지나면서 단어의 뜻이 변하는 경우도 있다. 패션도 마찬가지로 회의를 진행하다 서로가 알고 있는 단어의 뜻이 다르다 보니 그에 따라 엉뚱한 결과물을 받는 경우가 있었다.

“미니멀리즘 패션”이란 단어들 들었을 때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는가? 아마 30대 이상은 대부분이 1980년과 90년대의 이세이 미야케 (Issey Miyake), 1990년대 질 샌더 (Jil Sander)의 군더더기는 찾아볼 수 없을 정도의 룩, 그리고 2000년대 프란시스코 코스타(Francisco Costa)가 이끌던 차가울 정도의 깔끔한 라인의 캘빈 클라인 (Calvin Klein) 컬렉션을 연상할 것이다.

이 모두 틀린 것은 아니지만 2010년대 후반부터 “미니멀리즘 패션”이란 단어는 좀 더 포괄적인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구글에서는 미니멀리즘 패션 (Minimalism Fashion) 또는 미니멀리스트 패션 (Minimalist Fashion)를 비슷한 의미로, 옷장에 불필요 한 옷들을 줄이고, 오직 필요가 높은 옷 들로만 구성하는 행위라고 설명하고 있다.

위와 같은 예로 기존에 단어가 가지고 있는 의미가 변화하는 대에는 사회나 문화적으로 큰 파도가 칠 때이고 지금이 팬데믹으로 인한 그런 시기이다.

패션은 소비와 낭비가 가장 많이 이루어지고 있는 산업 중 하나이다. 특히 2000년대 중반부터 불과 몇 년 전까지 패스트 패션 브랜드들이 세계 의류 시장을 주도하면서 이 점은 더욱 부각되었고, 그에 반대되는 사회적 움직임도 커지게 되었는데, 가장 대표적인 것은 Sustainable Fashion(지속가능패션)이다.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생산부터 사용하고 폐기하기까지의 모든 과정에서 버려지고 사용되는 모든 것을 줄이는 것이다. 여기서 미니멀리스트 패션은 소비자 입장에서 옷의 소비를 줄임으로서 지속가능패션에 부합되는 활동이기도 하다.

소비자 측면에서의 행하여 질 수 있는 다른 지속가능패션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바로 선택적 구매이다. 이는 단순히 위의 미니멀리스트 처럼 구입하는 옷의 수를 줄이는 것이 아니라, 의류 구입시 지속가능한 요소들을 생각해 보고 구입을 결정해야 하는 것이다.

설명에 앞서 우선 해외와 국내 기업의 지속가능패션 활동을 비교해보자.

미국의 가장 큰 유통업체인 아마존 (Amazon)과 월마트 (Walmart)를 예로 지속가능 전략 및 기획에 대한 구체적이고 자료가 공개되어 있고, 계획에 맞춰서 실행 중이다.

(Amazon / Walmart 자료)
(Amazon / Walmart 자료)

월마트 (Walmart)는 Project Gigaton로 2030까지 1기가톤의 온실가스를 줄이는 것을 목표로 자사를 통해 판매되고 있는 모든 제품영역에 세부계획을 제안하고 있다.

의류분야에서는 BCI(Better Cotton Initiative)나 에서 인증 받은 원사나 리사이클된 폴리사를 일정 수준이상 사용하는 것이 의무화 되고 있으며, OEKO-TEX에서 인증 받은 화학약품 그리고 Higg Index FEM에서 7가지 영역에서의 환경평가 기준에 맞춘 지원을 하고있다.

아마존 (Amazon)역시 Walmart처럼 BCI같은 환경 인증 기관에서 인증 받은 원사 사용을 권장하고 있으며, 투르크 메니스탄과 우즈베키스탄에서 정부의 강제 노동이 멈출때까지 면사 공급을 금지 하고 있으며, 멸종 위기에 처한 산림 또는 멸종 위기의 종이 서식하는 숲에서 만들어지는 레이온, 비스코스, 라이오셀 과 모달 등의 원사 사용도 중단하였다.

그에 반해 국내 기업들은 어떨까.

코오롱은 국내 기업 중 가장 적극적으로 지속가능 패션에 참여하고 있다. 노아프로젝트로 런칭 50주년인 2023년까지 전 상품 50%에 100% 친황경 소재 적용 및 자사 온라인 몰에 ‘WeDO’라는 카테고리를 신설하여 30여개의 지속가능 브랜드의 제품들을 판매 중이다.

다음으로 한섬은 매해 약 8만벌의 3년이 지난 재고를 태워 폐기하였지만 2020년부터 친환경 처리방식으로 폐기하여 인테리어 마감재로 사용중이며 , 2024년까지 재활용이 가능한 모든 재고 의류를 친환경 방식으로 처리하는데 목표를 하고 있다.

그 밖에도 삼성물산은 협력사 99곳과 지속가능(인권, 환경, 보호등) 서약 동참 선언 및 자사브랜드인 빈폴을 중심으로 친환경 상품을 판매 중이며, LF는 친환경 포장 시스템인 카톤랩 도입 및 최근에는 Hazzys에서 3D로 가상 샘플 및 버츄얼 런웨이를 진행한 바 있다.

다른 기업들도 지속가능 패션에 적게나마 참여하고 있지만, 비용이나 시간 등 현실적인 문제로 인하여 해외의 사례에 비하면 아직은 소극적으로 움직이고 있으며, 지속가능 패션을 하나의 트렌드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분위기이다.

앞서 이야기한 소비자의 지속가능 제품에 대한 관심과 선택적 구매와 요구가 기업의 참여도를 높이는데 큰 기여를 할 수 있다고 보고, 지속가능 패션이 지나가는 트렌드가 아닌 사회 문화에 한 부분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 칼럼니스트 구본국은 현재 SUNY Korea (한국 뉴욕주립대) F.I.T 프로그램 부디렉터 및 교수로 재직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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