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지원 셰프. (이미지 : THE NINE CLUB)
양지원 셰프. (이미지 : THE NINE CLUB)

[센머니=김인하 기자] 최근 외식업계에 주요 키워드는 ‘오마카세’(お任せ)다. 오마카세는 메뉴의 선정과 구성, 동선까지 모든 것을 맡긴다는 의미로 주로 신선한 생선회를 취급하는 스시집에서 사용되는 단어다. 쉐프가 매일 다른 요리들을 제공하는데 특히 미식가들 사이에서 잘 알려진 명칭이기도 하다.

그러나 최근 특급호텔이나 고급 일식집이 아니어도 ‘오마카세’라는 단어가 대중적으로 많이 쓰이고 있다. 캐주얼한 일반 음식점은 누구나 방문하기 쉽지만, 오마카세 문화를 지닌 음식점은 ‘특별함’을 주는 느낌으로 마치 자신을 대접하는 분위기를 낼 수 있다는 장점이 널리 알려지기 시작한 것이다.

양지원 헤드 셰프 역시 이러한 변화된 트렌드에 공감하며, 현재 퍼지고 있는 오마카세 식문화에 대해 환영의 뜻을 보였다.

양지원 쉐프와 함께 오감으로 즐길 수 있는 ‘오마카세’의 즐거움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어보았다.

Q. 간단한 셰프님의 소개를 부탁드린다.

10여년이 넘게 일식을 해오고 있다. 호텔 관련 일을 하다 어깨 너머로 본 요리에 관심을 갖고 시작한 것이 벌써 강산이 한번 변한 세월이 됐다. 처음 가족에게 직접 만든 요리를 선보였을 때 기뻐하는 모습을 본 것을 계기로 더 많은 사람의 입맛을 사로잡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많은 인고의 시간을 거쳐 현재도 요리 일을 해오고 있다.

Q. 한식, 양식, 중식도 많은데 일식을 택하게 된 이유도 궁금하다.

일단 생선, 회에 대한 개인적인 관심도가 높았다. 그리고 오직 셰프의 직관에 모든 것을 맡기는 오미카세 시스템에도 매료된 부분이 많다. 당일 신선도에 따라, 현재 트렌드에 따라, 또 손님 개인의 취향을 읽어 상차림을 하는 것인데 셰프의 재량에 따라 다양성을 선보일 수 있다는 점이 와닿았다. 연주를 하는 지휘자처럼 요리를 선보일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라고 느껴졌다.

Q. 손님의 개인적인 취향을 맞추려면 고충도 클 것 같은데?

정말 모두의 입맛을 사로잡으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실상 모든 분들을 100% 만족시키긴 어렵다. 또 국내 외식문화가 워낙 높아졌기 때문에 대놓고 ‘맛이 없다’등의 직설적으로 표현하시는 분은 안 계신다. 특히 오마카세 집을 찾을 정도면 굉장히 미식가인 분들이 많아 보완할 점이나 본인의 취향은 이런 점이라는 것을 설명해 주는 분들도 많아서 대화를 통해 조율점을 찾는 편이다.

​양지원 셰프. (이미지 : THE NINE CLUB)
​양지원 셰프. (이미지 : THE NINE CLUB)

Q. 보통 일식 요리는 스승님으로부터 가르침을 받지 않나?

이전 가게에서 오랜 시간 동안 가르침을 주신 분이 계시다. 대가, 거장이란 말이 어울리시는 분이다. 회를 손질하고 뜨는 것부터 손님에게 서비스하는 것까지 정말 1부터 10까지 가르쳐 주셨다. 특히 손님을 대할 때 정성을 가장 큰 가치로 삼아 음식을 만들어야 음식에도 좋은 맛이 날 수 있다는 것을 직접적으로 많이 배워 제 행동의 대부분은 스승님으로부터 비롯되었다고 볼 수 있다. 

Q. 헤드 셰프까지 올라오는 동안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

모든 분야가 경지에 이르기까지 올라오는 데는 마찬가지로 다 힘이 든다고 생각한다. 굉장히 진부한 말이지만 ‘엉덩이 오래 붙이고 버티는 사람’이 어느 분야에서든 오래 살아남는 것 같다. 물론 자리만 지키고 있어서는 안 되고, 본인을 더 발전시킬만한 공부가 끊임없이 동반되어야 하겠지만 말이다. 

Q. 일식의 달라지는 트렌드에 대해서도 직접 설명해 달라.

외식요리의 수준이 한, 중, 일 분야 모두 높아졌고 그만큼 미식가들도 늘어났다. 트렌드 역시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다. 가령 전통적인 것도 퓨전으로 재해석하여 현대식으로 변화된 메뉴들이 인기를 끄는 경우도 많다. 일식은 깔끔하고 군더더기 없는 형태를 기본으로 하는 경우가 많지만 최근 다양한 음식들이 글로벌화 되며 일본 스시의 기본적인 재료뿐만 아니라 캐비어나 트러플 등 서양의 재료와 혼합하여 색다른 맛을 이끌어 내기도 하며 실제로 이런 재료들이 높은 인기를 끄는 편이다.

 

양지원 셰프 (이미지 : T
양지원 셰프. (이미지 : THE NINE CLUB)

Q. 자신과 같은 직업을 걸어올 후배들을 위한 조언?

앞서 이야기처럼 어느 분야나 초반엔 갈고 닦는데 많은 시간이 걸리고 힘들다, 그러나 더 높은 기술을 가지고 또 음식을 통해 예술까지 보여줄 수 있는 경지에 오르려면 남들과는 다른 열정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남들과 같아서는 똑 같은 수준에 머물게 된다. 지금 조금 힘들더라도 2%의 노력을 더하면 결과가 달라지리라고 생각한다.

Q. 개인적인 꿈이나 목표

현재 있는 지점뿐만 아니라 현재 지점을 기점으로 다양한 지점이 확장되면 제가 생각한 다양한 요리관을 펼치고 싶다. 사실 오마카세라는 것이 예전에 비해 많이 대중화되었다고 느껴지지만 여전히 진입 자체를 어렵다고 느끼시는 분이 많은 것으로 안다. 조금 더 대중적으로 수준 높은 일식 요리를 즐기실 수 있는 분들이 늘어났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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