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 pixabay. 재판매 및 DB화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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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머니=홍민정 기자] 내년 상반기 결혼을 앞두고 있는 A(32세)씨는 직장이 가깝고 부모님이 계신 서울 마포 일대에서 전세 신혼집을 알아보고 있다. 그러나 갈수록 매물을 찾기 어려운 데다 중개업소로부터 연락받은 ‘귀한’ 전세 매물은 지난 상반기 전셋값보다 1억~2억 원 이상 호가가 뛰어 좌절하고 있는 상황이다. 잔세대출금을 감당할 수 없어 어쩔 수 없이 월세가 조금 있는 반전세를 알아보고 있다.

새 임대차법 시행 후 전세매물 기근이 더 심해지고 있다. 가을 이사철이 본격 시작된 이후에는 매일 신고가 최고를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제 전세는 부르는 게 값'이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로 전세 품귀 현상은 더욱 심화됐다.

KB부동산 리브온의 ‘주간 KB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서울의 전세 가격 상승세는 지난 8월 24일 이후부터 0.40%~0.50%를 유지하고 있다. 전국의 전세 가격 상승세도 같은 기간 0.20%대를 형성하고 있다.

서울 아파트 시장을 덮친 전세난은 집값 통계로도 확인된다. 한국감정원의 월 전국 주택 가격 동향’을 살펴보면 지난달 전국 주택(종합) 전셋값은 0.53% 상승해 2015년 4월(0.59%) 이후 5년 5개월 만에 가장 많이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또 수도권 전셋값은 0.65% 올라 8월(0.54%)보다 오름폭이 커졌고 서울도 상승폭이 0.41%로 높은 수준이다.

지난 7월 말 시행된 새 주택임대차 보호법으로 전월세 계약갱신청구권을 활용해 기존 주택에 눌러앉는 임차인들이 급증하면서 자연스럽게 전세 품귀현상이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상황이 지속되다 보니, 자연스럽게 집주인들은 희소성이 높아진 전세의 보증금을 올리게 됐다는 것이다.

현재 전셋값이 단기간 많이 올라와 있는 상태이고 쉽게 떨어질 것 같지 않으며, 가을 이사철 이후에도 전셋값 상승세는 장기간 계속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KB부동산 리브온 연구원은 “집을 사겠다는 사람이 줄어들면서 전셋값 상승은 멈추지 않을 것이다"며 "전세 매물 부족으로 인한 전셋값 전망지수까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전세 물건이 워낙 귀하다 보니 세입자로서는 적당한 매물을 만났을 때 앞뒤 안 보고 계약을 서두를 수 있는데, 이런 경우 집값 하락 시에는 보증금을 온전히 돌려받지 못할 위험도 커진다는 점에서 주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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