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특별시 슬로건(자료=서울시)
서울특별시 슬로건(자료=서울시)

[센머니=박석준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강북권 대개조' 구상을 발표했다. 강북과 광진, 노원, 도봉, 동대문 등 8개 자치구를 품은 동북권과 마포와 서대문, 은평이 포함된 서북권을 탈바꿈하겠다는 계획이다. 

서울 노원·도봉·강북구 등 동북권은 1980년대 후반~1990년대 초반 지어진 '베드타운'으로 서울에 지어진 지 30년 넘은 노후 주택 절반이 이 곳에 집중되어 있다. 500조 원에 가까운 서울 지역내총생산(GRDP)에서 동북권이 차지하는 비중은 50조 원에 그친다.

이번 강북권 대개조는 규제 완화로 기업이 입주하는 초고층 오피스를 짓도록 유도하고, 파격적인 인센티브 부여로 일대 재건축을 촉진하는 것이 골자다.

먼저 서울시는 서울 내 역세권 아파트에 용적률 최대치의 1.2배까지 추가로 부여해 이 일대 아파트 재건축 활성화를 이끈다는 계호기이다. 역세권 아파트는 제3종주거(용적률 최대 300%)에서 준주거(500%)로 종상향해 사업성을 대폭 개선한다. 서울시는 65개 단지, 4만 2,000여 가구가 재건축에 착수할 수 있게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기업 유치를 위해서는 초고층 업무지구 조성을 진행한다. 용적률을 1,000%까지 부여할 수 있는 상업지역 총량제를 풀어 기업이 입주할 수 있는 오피스 건축을 유도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통해 상업지역 규모를 강남권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다. 개발에 추가 인세티브 제공을 위해 민간사업자가 개발지의 규모와 용도를 정할 수 있는 균형발전 사전협상제(화이트사이트)를 도입한다. 화이트사이트 대상지로 차량기지 등 대규모 유휴부지를 지정해 상업지역으로 종상향하고 공공기여도 10%포인트 줄여준다.

1990년대 준공된 강북권 아파트는 재건축이 불가능할 정도로 높고 빽빽하게 지어졌다는 설명이다. 당시 주택건설촉진법으로 주거지에 대한 용적률이 지금 같은 임대주택이나 기부채납 없이 최대 400%까지 부여됐기 때문이다. 

해당 일대 아파트에 용적률 최대치의 1.2배(360%)까지 부여해 재건축을 촉진한다. 65개 단지 용적률은 250% 이상이다. 특히 역세권에선 역세권 활성화 사업이 아니라 일반 재건축을 추진할 때도 준주거지역 종상향하고, 공공기여율을 15%에서 10%로 낮추는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이를 통해 용적률 최대치가 300%에서 500%로 대폭 상향된다는 설명이다. 

북한산 밑이라는 이유로 고도제한이 걸린 지역에 대한 정비사업도 추진한다. 서울시 정비사업 모델인 모아타운을 추진할 때 자연경관지구는 기존 3층에서 약 7층(20m)으로, 고도지구는 20m에서 최대 45m로 푼다. 

더불어 재개발 대상지도 286만㎡에서 800만㎡로 지금보다 3배 가까이 늘어날 예정이다. 지난 1월말 시행된 도시정비법 시행령으로 노후도 기준이 67%에서 60%로 완화됐기 때문이다. 접도율 기준도 4m 도로에서 6~8m로 완화하고 폭 6m 미만 소방도로를 확보하지 못한 노후 주거지도 재개발 대상에 포함시킨다.

재건축 인허가 기간도 신속통합기획을 활용하면서 정비계획 입안을 동시 진행해 1년을 더 앞당긴다. 

상업지역 총량제는 2030년까지 서울시가 권역별로 상업지역 총량을 배정하고 그 안에서 상업지역을 지정하는 제도로 서울시는 시 전역에서 상업지역 총량제를 풀 계획으로 전해졌다. 

이렇게 상업지역 총량제가 풀리면 용적률을 1,200%까지 부여해 초고층 오피스를 지을 수 있는 상업지역을 무제한으로 지정할 수 있다. 11개 자치구를 포괄하는 강북권은 상업지역 면적이 519만㎡로 도심권(814만㎡)이나 동남권(627만㎡)에 턱없이 못 미치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시는 강북권 대규모 유휴부지에 '균형발전 사전협상제(화이트사이트)'를 도입해 상업지역을 적극 부여하다는 계획이다. 화이트사이트는 사업시행자가 기존 도시계획으로 개발이 어려운 지역을 사업시행자가 원하는 규모와 용도로 개발하는 것을 허용하는 제도다. 화이트사이트에서 용적률은 일반상업지역 법적상한용적률(800%)의 1.2배까지 주어지고, 공공기여율 상한선이 60%에서 50%로 완화되는 것이 특징이다.

서울시는 대표적인 화이트사이트 적용대상지로는 창동차량기지와 도봉면허시험장(25만㎡), NH농협부지(3만㎡)를 꼽는 것으로 전해졌다. 화이트사이트 적용대상지는 상반기 검토를 거쳐 이르면 7월 적용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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