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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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머니=홍민정 기자] 식품 기업에 제품 가격 인하를 요구하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사과·배 등 농산물에 비해 가공식품과 외식 물가는 둔화세를 나타내고 있으나, 서민들은 이를 체감하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서민들이 고물가·고금리 등으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상황이지만, 일부 식품기업은 창사이래 최고의 실적을 거두고 있는 상황이다. 당연히 이를 바라보는 시선은 곱지 않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식품 기업들은 지난 2년간 물가 안정 기조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과 원재료 외에 제반 비용이 올랐다며 가격 인하는 당연한 수순이었다는 입장이다.


18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유엔식량농업기구(FAO)가 발표한 지난달 세계식량가격지수는 117.3으로 전달보다 0.7% 내렸다.

이 지수는 지난해 7월 124.6에서 지난달까지 매달 하락했다.


곡물 가격지수는 113.8로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직후인 2022년 3월(170.1) 대비 33.1% 하락했다. 유지류 가격지수는 2022년 3월 251.8로 고점을 찍은 뒤 지난달(120.9)에는 고점 대비 반토막이 났다.

이러한 상황인만큼 식품업계에서도 가격을 내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오리온이 지난해 연결 기준 4924억 원의 영업이익을 낸것으로 집계됐다. 이어 ▲농심(2121억 원) ▲삼양식품(1468억 원) ▲빙그레(1122억 원) ▲풀무원(620억 원) 등도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내면서 말그대로 실적잔치를 벌였다. 

식품업계에 근무하는 직원들의 급여도 상당 폭 인상돼 눈길을 모은다.  지난해 직원 1인당 연평균 급여액은 오리온이 8800만 원으로 전년 대비 10.0% 늘었고 빙그레는 약 6000만 원으로 11.8% 증가했다. 지난해 1770억 원의 영업이익을 낸 롯데웰푸드의 직원 1인당 평균 급여액은 5600만 원으로 전년보다 7.1%  상승했다.

서민들이 고금리, 고물가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상황에서 서민들은 물가 상승으로 인한 최대의 실적을 내고, 직원들의 급여는 자연스럽게 올린 것이다. 실제로 수출이 늘어 호실적을 낸 곳도 있다. 그만큼 가격을 인하할 여력도 생긴 셈이다.

이와 관련해, 농식품부는 여러 입장을 전했다. 우선 한훈 농식품부 차관은 지난 13일 CJ제일제당, 오뚜기, 롯데웰푸드, 농심 등 식품업체 관계자들을 만나 “곡물과 유지류 등 식품 원재료 가격이 최근 많이 떨어진만큼 이를 소비자가격에 반영해 물가안정에 협조해달라”고 요청했다.

한 차관은 “원재료 가격 상승을 이유로 식품 가격을 인상했다면, 원재료 가격이 떨어지면 식품 가격을 조정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국제 원재료 가격 변화를 탄력적으로 가격에 반영해 물가안정에 협조해주실 것을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에는 정부 권고로 라면, 빵, 과자 등 일부 제품 가격이 인하되면서 소비자들의 부담을 줄여줬었다.  그러나 인하 품목이 한정되고 실적에 도움이 되는 주력 품목은 빠졌다는 지적이 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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