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머니=박석준 기자] 금융감독원이 올해 은행권 감독·검사 분야로 위기대응능력 제고와 지배구조·내부통제 개선 등을 꼽았다.

12일 열린 금감원 '2024년도 은행부문 금융감독 업무설명회' 자리에서 박충현 금감원 부원장보는 "디지털 전환, 급변하는 대내외 환경 변화 속에서도 확고한 건전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에 따른 추가자본 부과 등 은행의 손실흡수능력을 강화해나가겠다"며 "리스크관리와 내부통제 문화가 은행에 확고히 뿌리내릴 수 있도록 은행권 지배구조 모범관행, 내부통제 혁신방안 등 안착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그간 횡령 등 금융사고가 빈번했던 농협에 대한 강도높은 관찰이 예고돼 관심을 모은다.

사진설명 : 금융감독원 공식 로고
사진설명 : 금융감독원 공식 로고

◆  금감원…검사팀 상주까지 검토?

최근 금감원은 농협은행과 NH농협금융지주, NH투자증권에 대한 고강도 검사에 돌입했다. NH지주와 농협은행은 지난 7일 수시검사에 돌입했고, NH증권은 지난 8일 정기검사를 시작했다.

특히 업계에서는 최근에는 NH지주 금융계열사에 검사팀을 상주하는 방안까지 검토한다는 소식이 흘러나온다. 

농협은행의 배임사고와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불완전판매 사태 뿐만 아니라, 그 이전에는 NH선물의 외환송금 사고 등이 원인인데, 금감원에서는 이러한 계열사들의 경쟁력 악화가 대주주인 농협중앙회의 잦은 인사 개입 때문으로 보고 있다는 설명이다. 농협중앙회가 지배구조의 최상단에 있지만 신경분리 및 금융업이라는 특성을 감안하면 오히려 과도한 개입이 자회사의 경쟁력을 낮추는 결과를 우려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진행된 NH투자증권 CEO 선임 과정 역시 윤병운 NH투자증권 부사장과 유찬형 전 농협중앙회 부회장의 2파전으로 진행되면서 일각에서는 농협중앙회가 증권 경험이 없는 유 전 부회장을 내정한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특히 이복현 금감원장은 지난해부터 금융사 CEO 선임 및 승계, 이사회의 독립성·전문성 강화를 강조해온 터라 더욱 관심이 쏠린다. 

사진=농협중앙회 전경 (센머니 DB)
사진=농협중앙회 전경 (센머니 DB)

◆  지역 농협 내부통제 해결은?

농협중앙회뿐만 아니라 지역 단위 농협에 대한 내부통제 지적도 늘 있었지만,  이 역시 쉽지 않을 전망이다. 

정부는 최근 지역 단위 농협의 내부통제를 강화하고 금융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상임감사 의무 선임을 확대했다. 상임감사를 선임해야 하는 단위 농협의 총자산 기준을 1조 원 이상에서 8,000억 원 이상으로 하향 조정했다. 하지만 이 하향 조정에 대해서도 논란이 인다.

업계에 따르면 금융 당국은 다른 상호금융업권과의 형평성, 횡령 사고 예방 강화 등을 이유로 기준을 총자산 2,000억 원 이상으로 제안했으나 농협중앙회의 반발로 무산됐다는 것이다. 농협중앙회는 금융 당국의 최초 제안에 대해 단위 농협의 상임감사 선임에 따른 인건비 증가와 관련 인력 부족 등을 이유로 반대했다고 전해졌다. 

이번규제 강화로 상임감사 의무 선임 단위농협은 현행 121개에서 169개(2022년 결산 기준)로 48개 늘어난다. 이는 전체 단위 농협(1,111개)의 15% 수준이라 일각에서는 농협이 비용 등의 이유로 지역 농협 금융 사고 방지에 소홀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신용협동조합의 상임감사 선임 기준은 총자산 2,000억 원 이상, 심지어 새마을금고의 경우 총자산 500억 원이라는 점에서 형평성 문제도 있다. 

특히 농협중앙회에 따르면 2022년 기준 단위 농협에서 총 22건의 횡령 사건이 발생했는데, 피해 금액은 2017~2021년 평균 금액(14억 원)의 10배 수준인 141억 원이다. 횡령을 막을 수 있는 장치가 꼭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고작 상임감사 의무 선임 단위 농협은 고작 48개 늘어난 데 그치면서 비난의 목소리가 높다. 

제25대 농협중앙회 강호동 회장 당선자(사진=농협중앙회)
제25대 농협중앙회 강호동 회장 당선자(사진=농협중앙회)

◆  신임 강호동 회장, 과연 개혁 성공할까

지난 11일 제25대 강호동 신임 농협중앙회장이 취임했다. 취임식 자리에서 강 회장은 과감한 변화와 혁신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농협은 그간 끊임없는 잡음과 내부 통제 실패로 잊을만 하면 비난을 받아왔다. 과연 신임 강호동 회장이 개혁에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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