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건설 CI
쌍용건설 CI

[센머니=박석준 기자] 건축 공사비 갈등이 재건축, 재개발은 물론 대기업 사옥 건립에서도 벌어지고 있다. 

12일 매체와 업계에 따르면 쌍용건설은 KT판교 신사옥 공사비 증액을 요구하는 내용의 시위를 같은날 오전 KT 광화문지사 앞에서 예정했다 잠정 연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매체를 통해 쌍용건설 관계자는 "KT 측에서 내부 협의를 위한 시간이 필요하다고 요청해 일단 이날 오전 시위는 연기하기로 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2020년 쌍용건설은 KT 신사옥 건립 공사를 사업비 900억 원대에 수주한 바 있다. 하지만 이후 코로나19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물가가 폭등했고 원자재 가격 인상까지 덮치며 건설 비용이 크게 늘어나 171억 원의 손실을 봤다는 주장이다. 

이에 쌍용건설은 손해분만큼의 공사비 증액을 요구했으나 KT는 '물가 변동 배제 특약'을 이유로 받아들이지 않고 있는 상황으로 알려졌다. 계약서에 '물가 변동이 있더라도 계약 금액을 조정하지 않겠다'는 내용이 포함된 만큼 공사비를 추가로 인상할 수는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미지 : KT로고)
(이미지 : KT로고)

하지만 손해분이 큰 만큼 쌍용건설도 쉽게 물러나긴 힘든 상황으로 보인다. 쌍용건설은 "2020년 계약 당시에는 이 정도로 급격한 물가 인상을 예측하기 어려웠고, '물가 배제 특약'은 불공정 독소 조항"이라며 "공기업 성격이 강한 KT가 불가항력적인 요인에 따른 고통 분담을 같이 해줘야 한다"고 강력히 촉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 쌍용건설은 지난해 10월 국토부 건설분쟁조정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했고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쌍용건설 건뿐만 아니라 건설사들과 도급공사 계약을 맺을 때 '물가 변동 배제 특약'을 적용하고 있는 만큼 공사비 갈등은 다른 사업장에서도 불거질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2021년 9월 KT 광화문 웨스트 사옥 리모델링 사업을 착공했다. 당시 계약 공사비는 1,800억 원이었으나 역시 공사비 급등으로 이미 수백억 원대 손실을 봤다는 설명이다. 준공 예정 시점은 2025년 3월로 공사 이후 분쟁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또 중견 건설사인 한신공영 역시 부산초량 오피스텔 개발사업 관련, KT의 자회사인 KT에스테이트와 공사비 인상 갈등이 불거졌고 국토부 건설분쟁조정위원회에 회부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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