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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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머니=홍민정 기자] 소비자 지갑을 옥죄고 있는 고금리와 고물가 상황이 날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가계가 대출 이자를 갚기 위해 지출하는 이자 비용이 지난해 역대 최대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주요 원인으로는 고금리가 가장 큰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를 대출로 간신히 버텨온 서민과 자영업자들에게 기다리고 있는 건 눈물뿐인 이자 폭탄이다. 현재 영업 정리를 앞두고 있거나, 이전보다 매출이 적은 이들은 이자에 허덕이고 있다.

반면, 시중은행들은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이 밝힌 가계동향조사를 보면 지난해 1인 이상 가구의 명목 지출 중 월평균 이자 비용은 13만 원으로 나타났다.

전년도 9만 9000원과 비교하면 1년 새 무려 31.7%나 급등한 것이다.

같은 기간 소비 지출 증가 폭은 5.8%였다. 통계청이 1인 이상 가구에 대한 가계동향 조사를 벌인 2006년 이래 가장 높은 증가 폭인 것으로 알려졌다.

가계 빚을 의미하는 가계신용은 지난해 12월 말 기준 1886조 4000억 원으로 역대 최대치다.

신용평가기관은 자영업자들이 갚지 못하는 대출 규모가 27조 원에 육박한다고 전했다. 즉, 가계 빚이 대출 원금과 이자 상환에 내몰리는 상황이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 개인사업자 335만 8499명의 금융기관 대출은 총 1109조 6658억 원으로 전년보다 대출잔액이 27조 400억 원 늘었다. 29세 이하 연체율은 6.59%, 30대는 3.90%로 전 연령대에서 연체율이 가장 높다.

국내 5대 금융그룹은 이자수익에 힘입어 지난해 17조 원이 넘는 순이익을 자랑했으며, 이는 기업대출과 주택담보대출로 인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서민들은 힘든 상황에서도 이자 지옥을 떠안고 있는 상황이다. 이자 비용은 서민층과 고소득층에서 모두 증가했지만, 서민들은 주요 지출을 줄이면서 이자를 갚아야 했다.

실제로 소득 하위 20%인 1분위 가구의 실질 월평균 이자 비용은 2만 1천 원으로 1년 전 1만 7천 원에서 19% 가깝게 증가했으며 같은 기간 소비 지출은 0.9% 증가에 그쳤는데, 자세히 들여다보면 식음료품 지출은 5.7%, 주류와 담배 지출은 8.2% 감소했다.

소득 상위 20%인 5분위 가구의 이자 비용은 17만 9천 원에서 25만 4천 원으로 1년 만에 40% 넘게 늘었고, 소비 지출은 3.7% 증가에 그쳤다.

정부의 해결책도 중요하지만, 시중 5대 금융권이 서민가계·소상공인들과의 고통분담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금리인하도 그중 한 가지 방법으로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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