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 : 센머니DB
그래픽 : 센머니DB

[센머니=홍민정 기자] 박스권에서 횡보하던 가상화폐 대장주 비트코인이 26개월 만에 5만 6천 달러를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비트코인 가격이 연일 전고점을 경신하자 서학개미(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국내 투자자)가 비트코인 선물 상장지수인 ETF를 사들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이 비트코인 현물 ETF 거래를 공식 금지하자 매수세가 ETF로 몰린 것으로 보인다.

27일 한국예탁결제원 세이브로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는 지난 20일부터 26일까지 1주일 간 '2X 비트코인 스트래티지 ETF(BITX)'를 1282만 7290달러어치 순매수했다. 서학개미 순매수 상위 50위권에 들었다.

이 상품은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 상장된 비트코인 선물 지수를 추종하며, 손실이 2배이다. 대부분의 투자자들이 현재 비트코인 상승에 적극적으로 베팅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업계 전문가들은 "현물 ETF 승인으로 ETF 상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데다 가격 우상향에 대한 믿음이 커진 것이다"라고 전했다.

실제로 27일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께 비트코인은 한때 전날보다 10% 가까이 급등한 5만 6000달러선까지 상승했다. 이날 일시적으로 5만 7000달러를 기록하는 등 가격이 폭등했다.

비트코인은 지난 14일 5만 2000달러까지 오른 이후 10일 넘게 5만 1000달러선에서 등락을 반복하며 박스권에서 움직였다. 하지만 이날 새벽부터 가격이 급등하기 시작해 5만 1200달러대에서 단숨에 5만 4900달러대까지 치솟았고, 이후 5만 7000달러선까지 폭등했다. 가격 폭등으로 거래량도 하루새 160% 넘게 증가했다.

비트코인 사상 최고가가 지난 2021년 11월 기록한 6만 9000달러대인 것을 고려하면, 지난 2021년 불장 가격에 근접해가고 있는 셈이다. 국내 거래소에서도 가격이 폭증하며 단숨에 7800만 원선까지 올랐다가 7700만 원대에서 거래 중이다.

김민승 코빗 연구위원은 이번 가격 상승세에 대해 “블랙록 ETF의 높은 거래량과 줄어든 ETF 순 유출량에서 기인했다고 추정된다”며 “비트코인 ETF 승인은 단기 소멸하지 않는 장기 지속되는 호재이며, 조금 시들긴 했지만 미국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감, 중국의 경기 부양 기대감 등 장기적인 시장 센티멘트는 여전히 유효하다”라고 분석했다.

제임스 세이파트 블룸버그 ETF 전문 애널리스트는 이날 X를 통해 “전체 비트코인 ETF 거래량이 역대 두 번째로 큰 거래량을 찍었다. 최대 거래량은 ETF 출시일”이라며 “괴물 같은 하루”라고 비유했다.

한편, 비트코인 상승세에 힘입어 국내 가상자산 관련주도 살아나고 있다. 오전 11시 기준 우리 기술투자, 한화투자증권, 위지트 등이 일제히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저작권자 © 센머니 (SEN Mone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