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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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머니=홍민정 기자]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CEO들에게도 어려움이 큰 상황입니다. 고금리가 지속되면서, 기업 자금 사정이 갈수록 힘들어지고 있습니다"

최근 고금리 기조가 길어지면서 지난해 어음부도율이 2001년 이후 최고 수준으로 치솟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전반에 경고등이 들어오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어음 부도율이 전년 대비 두 배 수준으로 높아진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어음 부도율은 0.23%로 나타났다. 

과거와 비교해 보면 2021년 0.07%, 2022년 0.10%에서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P-CBO(프라이머리 채권담보부증권) 같은 ‘기술적 부도’를 제외한 어음 부도율도 2022년 0.06%에서 지난해 0.12%로 2배가 됐다.

주요 원인은 가파른 금리상승과 업황 부진 등으로 보인다. 은에 따르면 은행권의 기업대출 연체율은 지난해 11월 기준 0.6%로 2021·2022년(각 0.3%)의 두 배로 상승했다.

특히 기업의 이자 지급능력을 나타내는 이자보상배율(영업이익/총이자비용)은 2022년 5.1배에서 지난해 상반기 1.2배로 하락세를 나타냈다. 그중에서도 중소기업은 같은 기간 2배에서 0.2배로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실제로 이자 부담액이 영업이익과 비교했을 때 5배 정도 차이 나는 것이다.

이로 인해, 최근에는 문을 닫는 회사도 점점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통계를 보면 알 수 있다. 전국 법원이 접수한 법인 파산 건수는 지난해 1657건으로 전년(1004건)보다 65% 급증했다.

이와 관련해, 한은은 지난해 어음부도율이 급등한 배경에 '기술적 요인'이 있었다는 입장이다. 기업 자금 사정과 무관하게 신용보증기금 프라이머리 채권담보부증권(P-CBO) 기초자산 채권의 만기 차환 과정에서 기술적 부도가 늘어나면서 어음부도율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P-CBO는 저신용 기업의 채권에 보증을 제공해 발행하는 자산담보부증권이다.

신용보증기금 P-CBO 편입 채권이 차환 예정임에도 ▲만기일이 차환일과 일치하지 않거나 ▲원금 중 일부만 차환되는 경우 만기일에 해당 영수증에 따른 원리금 전 지급이 이뤄지지 않으면 기술적으로 부도가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금융당국은 증권사나 제2금융권 같은 약한 고리에 리스크 관리를 압박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최근 이복현 금감원장은 “일부 (증권) 회사의 (PF 관련) 리스크 관리 실패가 금융시장의 불안요인으로 작용한다면 해당 증권사와 경영진에 대해 엄중하고 합당한 책임을 묻겠다”라고 경고했다.

한편, 한은은 P-CBO 관련 기술적 요인을 제외할 경우 지난해 어음부도율은 0.14%로 예년(2010~2019년 평균 0.14%)과 비슷한 수준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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