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머니=박석준 기자] 이어지는 고금리와 태영건설 발(發)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위기 등이 덮친 부동산 시장이 차가운 겨울 날씨 속에 얼어붙는 중이다. 여러 지표들에서 부동산 시장의 경색이 두드러지는 상황이다.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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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줄어든 거래량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1,730건으로 전년 1월 기록한 1,413건 이후 11개월 만에 최저점을 기록한 것으로 보인다. 집을 매도하려는 집주인과 실수요자들 간 바라는 가격 차이 덕분에 '거래 절벽'이 나타났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정부의 규제 완화와 특례보금자리론 등으로 인해 지난 8월 3,899건까지 치솟았다. 부동산 시장의 연착륙이었던 셈인데, 집값이 다시 이전 최고가에 근접하면서 매수가 끊어졌다는 분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떨어졌던 가격을 기억하는 수요자들과, 조금이라도 회복됐을 때 제 값을 받고 싶은 집주인 사이의 괴리가 존재한다"고 귀뜸했다. 

◆ 신고가 거래는 역대 최저

이런 상황은 신고가 거래 비율에서도 두드러진다. 지난 22일 직방에 따르면 2023년 전국 아파트 거래량은 37만 8,183건으로 2022년 기록한 25만 8,591건 대비 늘어났다. 하지만 역대 최고가 거래를 의미하는 신고가 거래 비율은 2022년 11.7%에서 2023년 3.9%까지 하락했다. 무려 7.7% 포인트가 낮아진 것이다. 이는 2006년 이후 최저점이다. 

더불어 올해 1월(14일 집계 기준) 관련 기록은 3.9%를 기록하며 앞으로 더욱 내릴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대표적인 부동산 호황기였던 2021년에는 신고가 비율이 23.4%에 달했다. 

2006년 주택 실거래 신고가 도입되고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6.6%, 2013년 6.7%였던 것을 감안하면 현재 상황의 심각성이 더욱 두드러진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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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동산 시장 경색에 공인중개사업계 '직격탄'

한편 지난해부터 이렇게 이어온 부동산 시장 침체는 공인중개사 업계의 직격탄이 되기도 했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폐업한 공인중개사무소는 1만 4,379곳, 휴업은 1,438곳이다. 총 1만 5,817개 공인중개사무소가 부동산 침체로 문을 닫은 것이다. 지난 2019년 이래 가장 많은 숫자다. 

같은 기간 1만 2,223곳이 개업하긴 했지만, 폐·휴업을 메우기는 부족한 숫자다. 이에 따라 개업 공인중개사무소는 2022년 12월 11만 7,583곳에서 지난해 12월 11만 5,063곳으로 감소했다.

업계 관계자는 "아무래도 거래가 줄어들다보니 공인중개사들이 버티기 힘들었을 것"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한국부동산원 주택 매매거래 현황을 살피면 2021년 매매건수는 101만 5,171건에 달했지만 2022년 50만 8,790건으로 절반 아래로 떨어졌다. 이런 거래 감소가 수입 하락으로 이어졌고, 결국 버티지 못한 곳들이 폐업하거나 휴업을 경정한 것이다.

◆ 이런 상황에, 우리나라 부동산은 중국인이 싹쓸이?

이런 어려운 상황에서 중국인들의 국내 부동산 보유량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는 소식도 나왔다. 장기적으로는 우리 국민의 주거 불안이 생길 수도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나온다. 

지난 22일 국민의 힘 홍석준 의원은 국토교통부의 '외국인 토지현황'을 분석하고 지난해 상반기 외국인이 보유한 국내 토지를 전국에 18만 1,391개 필지라고 밝혔다.이중 중국 국적자가 주인으로 돼 있는 토지는 7만 2,180건, 공시지가 기준으로는 3조 6,933억원 규모라는 설명이다. 

중국 국적자의 국내 토지 보유 규모는 지난 2016년 2만 4,035건에 불과했으나 이후 ▲2019년 5만 559건 ▲2022년 6만 9,585건, 지난해 상반기에는 7만 건을 넘었다. 7년 새 3배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더불어 중국인 소유 주택 규모 역시 증가했다. 지난 2022년 12월 중국인 소유 공동 주택수는 4만 3,058호였으나 지난해 6월 4만 5,406호로 점진적으로 늘고 있다.

이에 대해 홍 의원은 "우리 국민은 중국에서 토지를 소유할 수 없는데 중국인은 우리 부동산 소유를 늘리고 있다"며 "상호주의 적용을 강화하는 등 대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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