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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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머니=박석준 기자] 태영건설의 워크아웃이 우여곡절 끝에 결정됐다. 약 600곳의 채권단 중 96.1%가 찬성했다. 

◆ 진통 끝 워크아웃 개시…현안 산적

지난해 12월 업계를 중심으로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설이 흘러나오면서 태영건설의 주가가 요동쳤다. 사측에서는 워크아웃 설을 일축했지만 결국 PF발 유동성 리스크에 발목이 잡히면서 워크아웃이 기정사실화 됐다. 이어 지난 11일 자정까지 진행된 채권단 투표를 통해 워크아웃 개시가 결정됐다. 처음 업계에 소문이 나오기 시작하고 한 달 남짓 지난 시점이다. 

워크아웃 결정으로 한 고비는 넘겼지만 앞으로 할 일이 산더미다. 

먼저 태영건설 금융채권자협의회(이하 협의회)는 4월 11일까지 모든 금융채권에 대하여 상환을 유예(주채권은행이 연장이 필요하다고 판단하는 경우 1개월 연장 가능)하고, 외부전문기관을 선정해 태영건설에 대한 자산부채실사, 계속기업으로서의 존속능력을 평가하게 된다 

실사와 평가 결과를 토대로 태영건설의 정상화 가능성이 인정되고, 계열주와 태영그룹의 자구계획 이행 충실성 등을 따지고 난 후 주채권은행은 기업개선계획을 수립해 협의회에 부의, 의결 절차를 따를 예정이다. 

실사·평가 결과 태영건설의 정상화 가능성이 인정되고 계열주·태영그룹이 자구계획을 충실하게 이행한다고 판단되면, 주채권은행은 실사 결과를 토대로 기업개선계획을 수립해 협의회에 부의하고 의결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또 기업개선계획은 이해관계자간 공평한 손실분담의 원칙하에 태영건설과 태영그룹의 강도 높은 자구계획, 금융채권자의 채무조정 방안, 신규자금 조달 방안 등을 포함하게 된다. 업계에서는 이 과정에서 채권단이 미처 파악하지 못한 우발 채무 등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건설동향 브리핑 939호(자료=한국건설산업연구원)
건설동향 브리핑 939호(자료=한국건설산업연구원)

◆ 태영건설 워크아웃은 신호탄일까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2일 태영건설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 개시와 관련,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김주현 금융위원장·이복현 금융감독원장 등과 함께 '거시경제·금융현안 간담회'(F4 회의)를 열어 후속 상황을 점검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태영건설의 급한 불은 껐지만, 아직도 부동산프로젝트파이낸싱(이하 PF) 우발채무에 대한 공포가 업계에 자리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부동산 PF 대출잔액은 2020년 말 92조 5,000억 원에서 지난해 9월 134조 3,000억 원으로 훌쩍뛰어올랐다. 부동산 경기가 침체된 현 상황에서 분양 침체가 PF 부실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건산연은 지난 5일 발간한 건설동향 브리핑 자료를 통해 부동산 PF 대출 잔액의 절반 이상인 70조 원이 부실화할 수 있다는 추산을 내놓으면서 업계의 공포가 더욱 커지는 상황이다. 건산연은 작년 상반기 중 증권사 등 제2금융권에서 취급한 PF 만기 연장비율이 브릿지론(시공·인허가 전 자금 조달)의 70%, 본 PF(시공 결정 이후 자금조달)의 50%라며 모두 71조원이 부실화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동부건설과 롯데건설은 사전에 PF 관련 우발부채에 대해 문제가 없다는 점을 미리 해명하고 나서기도 했다. 대형 건설사들뿐만 아니라 중소 건설사들은 더욱 위기다. 지난해 종합건설기업 폐업 공고 건수는 총 581건으로 전년과 비교해 219건 늘어났다. 

과연 이번 태영건설 워크아웃 개시 결정이 업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정부가 산적한 부동산과 PF 우발채무 문제를 어떻게 풀어나갈지 관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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