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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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머니=홍민정 기자] 직장인 A(32세)씨는 고금리 속에서도 대출을 받아 집을 사기로 결심했다. 지난해와 비교했을때 집값이 급격하게 하락했기 때문이다. 

최근 A씨의 사례와 같은 경우가 급증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가계 여윳돈(순자금운용액)이 전 분기에 이어 2조원 더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금리 영향으로 돈이 생기면 저축이나 투자하지 않고 대출 상환에 쓰는 금융소비자 비중도 늘었다.

한국은행이 4일 발표한 ‘2023년 3분기 자금순환’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가계(개인사업자 포함) 및 비영리단체의 순자금운용액 규모는 26조5000억원으로 직전 2분기(28조6000억원)보다 축소됐다.

작년까지만해도 76조9000억원 규모였던 가계 순자금운용액이 지난 2분기에 큰 폭으로 감소한 데 이어 또 줄어든 것이다. 이는 완화된 대출규제에 따른 주택매매 증가세가 주요 원인으로 보인다. 

실제로 해당기간 주택담보대출 등 가계의 금융기관 장기차입액이 16조4000억원으로 전분기보다 5조원 가까이 커졌다.

여유자금을 사용하기 보다는 대출 상환을 위해 갚는 이들이 늘었다. 2~3년 전까지만 해도 빚투·영끌 등을 통한 자산 불리기가 성행했지만, 고금리 여파로 소비자들의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하나은행 하나금융연구소가 발표한 ‘대한민국 금융소비자보고서 2024’를 자세히 살펴보면 대출 보유자 중 최근 1년 내 대출을 일부 혹은 전액 중도 상환한 비율은 61.1%인 것으로 나타났다. 무려 절반이 넘는 것이다. 

특히 돈이 생기면 대출을 우선 상환하겠다고 답한 금융소비자 비중도 36%로 나타났다. 과거와는 달리 빚투로 자산을 증식하기 보다는 대출을 우선 갚자는 이들이 늘어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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