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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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머니=홍민정 기자] 일본은행(BOJ)이 금융완화정책을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일본 증시에 투자한 일학개미들이 좌절하고 있는 상황이다. '엔화 강세' 전망에 기댄 상장지수펀드(ETF)의 반등이 당분간 어려울 것이란 예측이 나오고 있다.

BOJ는 이틀간 열린 금융정책결정회의를 통해 단기금리를 -0.1%로 동결한다고 밝혔다. 장기금리 지표인 10년물 국채 금리는 0% 정도로 유도하는 대규모 금융완화 정책을 기존과 똑같이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추후 임금·물가 상황을 더 살펴본 뒤 금리 인하 등 긴축 정책을 재정비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그동안 일본정부는 저금리 정책을 유지해 왔다. 다른 국가들이 물가를 잡기 위해 금리를 올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저금리를 고수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내년 미국이 금리인하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된다면, 일본이 금리를 정상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즉, 금리차이가 줄어들면서 자연스럽게 엔화강세의 시대가 오는 것이다. 그러나 BOJ의 정책유지가 발표되면서, 엔화는 다시 약세를 나타냈다.

20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들이 보유하고 있는 일본 증시 금액(보관금액)은 현재 37억 216만 6886달러(4조 8080억 원)로 나타났다. 엔저 현상이 이어지면서 일학개미들이 늘어난 것이다.

올 들어 일본증시가 급등하자 국내 투자자들은 일본에 상장한 수출업체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올해 일본에 상장된 반도체 업체에 투자하는 ▲글로벌엑스재팬반도체 상장지수펀드(ETF)에 3100만달러(402억원) ▲일본 간판기업인 소니(2284만달러·296억원) ▲화낙(1573만달러·204억원) ▲닌텐도(1476만달러·192억원)에도 일학개미가 몰려들었다.

'엔저 장기화'에 국내 일본 관련 ETF 투자자의 표정도 엇갈리고 있는 상황이다. TIGER 일본엔 선물 ETF'는 18일 기준 연초 이후 수익률이 -5.09%였다. 이어 원화대비 엔화가 900원 아래로 내려갔을 때는 저점매수 심리가 발동하기 시작했다. 즉, 개인투자자가 몰린 것이다. 그러나 BOJ의 발표에 엔테크 효과를 당장은 누리기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일본 증시를 추종하는 ETF 상품에 투자한 개인투자자의 경우 이익 실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주가지수인 닛케이 225와 토픽스(TOPIX) 지수를 추종하는 ETF는 연초 이후 높은 수익률을 나타냈다.

현재 시장에서는 늦어도 내년 2분기에는 BOJ도 긴축에 나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3월은 일본의 춘투가 마무리 되는 시기이다. 춘투는 일본의 노사임급 협상중 하나이다. 2023년에는 일본의 임금인상률이 3.58%에 달했다. 30년 만에 4% 가까이 육박한 것이다.

쉽게 말해, 내년에도 올해와 비슷한 임금인상률이 결정된다면 BOJ가 긴축을 발표할 가능성은 매우 높다. 그러나 성급하게 엔화를 매수하는 것보다는 BOJ의 발표를 확인하고 매수나 엔화하락 등에 투자하는 것이 옳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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