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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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머니=박석준 기자] 올 3분기 가계 빚이 약 1,876조 원으로 1년 만에 '역대 최대'를 또 한번 기록했다. 주택담보대출과 가계대출 잔액도 최대 기록을 경신했고, 신용카드 이용액 등 판매신용도 증가 전환했다.

21일 한국은행은 '2023년 3분기 가계신용(잠정)'을 발표하고 지난 9월 말 기준 우리나라 가계신용(가계 빚) 잔액은 전 분기 말 대비 14조 3,000억원 늘어난 1,875조 6,000억 원이라고 밝혔다. 2분기 연속 증가로 증가 폭은 2021년 4분기 이후 가장 컸고, 잔액 규모는 전년 3분기 이후 역대 최대다. 

가계 빚은 지난해 4분기 3조 6천억 원 감소, 올해 1분기 14조 3천억 감소 등으로 감소그래프를 그렸지만 올해 2분기 9조 5천억 원 증가에 이어 3분기에는 증가폭을 더욱 키웠다. 

가계신용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가계대출은 전 분기 말 대비 11조 7,000억 원 늘어나 1,759조 1,000억 원으로 조사됐다. 2분기보다 증가폭을 키운 것은 물론 잔액도 지난해 2분기 이후 역대 최대다. 

상품별로 살펴보면 주담대는 전분기 대비 17조 3,000억 원 늘어나 1,049조 1,000억 원으로 집계되면서 지난 분기 기록했던 역대 최대 기록을 또 한번 경신했다. 이른바 '집값 바닥론'의 영향으로 주택 거래량이 여전히 많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전국 주택 매매거래량은 ▲1분기 11만 9,000호 ▲2분기 15만 5,000호 ▲3분기 14만 9,000호 등을 기록한 바 있다.

서정석 한은 금융통계팀장은 "주택 거래 대출을 신청한 이후 실제 시행되는 데 다소 시간이 걸리는 만큼, 거래량 변화는 시차를 두고 대출 규모로 나타난다"며 "2분기 신고 거래 대부분이 3분기 대출에도 반영된 영향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결제 전 카드 사용액인 판매신용 잔액도 세 분기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전 분기 대비 판매신용은 2조 6,000억 원 늘면서 잔액 116조 6,000억 원으로 조사됐다. 이러한 판매신용 증가는 여행 및 여가 수요를 중심으로 한 신용카드 이용액이 증가한 영향이라는 분석이다. 

한편 가계신용과 가계대출, 주담대 잔액 등 연달아 역대 최대를 기록한 이번 결과에 대해 한은은 관리가 가능한 수준이라는 분석이다.

서 팀장은 "경제 규모가 확대되고, 금융시장의 자금 중개 기능이 제고되며 가계부채가 늘어나는 건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며 "빚투·영끌이 확산했던 2020~2021년 분기 평균 30조원 증가했던 것과 비교해서도 크게 높은 것은 아니며, 1년 전 대비 증가율로 보면 0% 초반 수준으로 관리가 잘 되고 있다"고 했다. 또 "한은은 가계부채를 급격히 줄이는 것보다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비율을 점진적으로 하향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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