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머니=홍민정 기자] "지금 시작하는 미래 비전이 있다. 자동차 산업의 미래, 그것은 바로 전기차이다"

미국 정부가 자동차 탄소배출 기준을 강화해 2032년 신차의 67%를 전기차로 대체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같은 소식에 국내 현대자동차, 기아 등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전기차 전환 속도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뉴욕타임스(NYT)와 로이터통신은 미국 환경보호청(EPA)이 오는 12일 기후 변화 대응을 위해 승용차와 소형 트럭 탄소배출 규제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번 발표에는 전기차 판매 규모와 비중을 명시하는 대신 2027년부터 2032년 총판매 차량의 탄소 배출 한도를 엄격히 제한할 것으로 보인다.  2032년 전체 차량의 3분의 2를 전기차로 채우는 것을 강제하는 내용이 담겨져 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기후 변화 대응을 주요 국정 과제로 추진해 왔다. 기후 변화의 일환으로 2030년 미국에서 판매되는 차량의 절반을 전기차로 채우는 방안에 대해 지속적으로 논의하기도 했다.

실제로 북미산 전기차에만 세제 혜택을 주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예로 들 수 있다. 전기차 구매자에게 최대 7500달러의 혜택을 제공하며, 미국산 전기차용 배터리나 광물을 활용하는 제조사에 수십억 달러의 보조금을 지급하는 만큼 전기차 보급을 늘리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발표를 앞두고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은 IRA에 이어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이다. 

현대자동차는 2030년 미국 시장에서 전체 자동차 판매의 58%를 전기차로 채울 계획이었으나, 빠른 시일 내에 미국 전기차 전환 전략을 전면 재검토 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2030년 북미 전기차 비중 47%’를 목표로 내세운 기아도 마찬가지다. 

다만, 전기차 확대 전략을 보수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너무 앞서가는 전기차 확대 전략으로 인해 공급망과 인프라 분야에서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미국은 2021년 인프라법을 통해 75억달러를 투자해 약 50만개의 전기차 충전 네트워크를 구축할 예정이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수백만개의 충전 네트워크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강력하게 제시하고 있다.

특히 완성차 업체들의 설비도 전기차를 수백만 대 더 생산하기에는 턱 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또, 코로나19 여파도 무시할 수 없다. 코로나19 장기화로 배터리, 반도체 등의 공급망 불안도 여전히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현대차와 기아는 각각 기존 앨라배마 공장과 조지아 공장의 전기차 추가 생산 시기를 앞당기며 전환 속도에 발을 맞춰갈 것으로 예상된다.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 등 국내 배터리업계에는 이미 IRA 시행으로 들뜬 모습이다. IRA의 요건을 맞출 수 있는 업체가 드문 상황인 만큼 러브콜을 기대해 볼 수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