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픽사베이
사진: 픽사베이

[센머니=이지선 기자] 향정신성약물인 '알프라졸람'이 임신부에게 자연유산과 저체중아 출생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알프라졸람은 우울증이나 불안, 공황장애뿐만 아니라 위·십이지장, 과민성대장증후군, 자율신경실조증 치료에도 사용되는 약이다.

7일 인제대학교 일산백병원에 따르면 한정열 산부인과 교수 연구팀은 임신 중 알프라졸람 복용한 여성들을 이같이 분석해 해당 연구를 과학기술논문 인용색인(SCI)급 국제학술지 프론티어스 인 파마콜로지(Frontiers in Pharmacology) 최신호에 게재했다.

연구팀은  2000∼2019년 보건복지부가 지원하는 한국마더세이프(임신약물정보센터)에 등록된 임신부 데이터를 이용해 임신 중 알프라졸람 복용 여성 그룹(96명)과 미복용 그룹(629명)을 비교했다.

분석 결과, 알프라졸람 복용 그룹의 자연유산 비율은 14.6%(14명)로 미복용 그룹(6.0%)보다 8.6%포인트 더 높았다. 저체중아 출산비율도 7.5%로, 미복용 그룹(2.1%)보다 5.4%포인트 더 높았다. 임신 37주 이전에 분만하는 조산율도 알프라졸람 복용 그룹이 8.5%로, 미복용 그룹(3.8%)보다 4.7%포인트 높았다.

위험도로 따지면 알프라졸람 복용 그룹에서 자연유산과 저체중아 출산, 조산이 발생할 위험이 미복용 그룹에 견줘 각각 2.38배, 3.65배, 2.27배 높은 것으로 추산된다.

알프라졸람은 신생아 건강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알프라졸람 복용 그룹에서 태어난 신생아의 '출생 후 1분' 아프가 점수(APGAR score)는 7점 이하가 될 위험이 미복용 그룹보다 2.19배 높았다. 신생아들의 생후 1분 평균 아프가 점수는 8~10점이다. 아프가 점수가 6점 이하면 집중관리가 필요하다.

다만 이번 연구에서 선천성 기형 위험은 두 그룹 간 차이가 없었다.

한정렬 교수는 "알프라졸람은 정신질환뿐만 아니라 불면증, 호흡기질환, 비만 치료 등에도 사용되고 있다"며 "임신부가 약 처방을 받을 때는 반드시 의료진에게 임신 사실을 알리고, 복용 시에는 여러 약물보다 단일 약물을 사용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센머니 (SEN Mone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