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 조금은 생소하고 특별한 직업인 '항공정비사'는 항공기가 제대로 운항할 수 있도록 유지, 보수를 하는 직업을 통틀어 이르는 말이다. 항공기 정비 현장에서 정비에 대한 관리와 감독을 하며 정비 기술자에게 정비 기술지시 및 지휘 감독을 하는 엔지니어 파트가 있고, 직접 현장에서 항공기를 수리하고 점검을 실행하는 메카닉(기술자)으로 나누어진다. '메카닉'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남자, 그리고 땀과 터프함일 것이다.  메카닉과는 잘 매칭이 되지 않는 '춤'을 좋아해서 댄서와 댄스 강사로도 활동하면서, '항공정비사' 4년차 메카닉 '이연경'을 만나 인터뷰 했다.  

[센머니=현요셉 기자]

Q. 본인에 대한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하고 싶은 일이 정말 많은, 28살 항공정비사 이연경입니다. 부산에서 태어나서 자랐고, 20살 때 대학 진학을 위해 수도권으로 올라왔고, 이제는 서울시민이 되었네요.

Q. 어린시절 본인의 꿈과 지금 직업을 선택한 계기는? 
초등학생때부터 춤을 좋아했고, 꾸준하게 춤을 배우고 즐겼습니다. 춤을 좋아해서 전문 댄서가 되고 싶어 대학 전공을 예술 관련과로 진학을 하려고 했으나, 부모님의 반대로 못했습니다. 다른 전공을 찾다가 기왕 할거면 멋진 특수직을 하고싶었던 저는 항공기계과로 진학하게 되었습니다. 대학을 졸업하고 2019년 6월에 'H항공사' 항공정비사로 취직하게 되었습니다. 댄서에 대한 꿈을 포기하지 못했던 저는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 준비 기간에도, 그리고 항공사에 취직하여 근무 하면서도 꾸준히 주말에 행사 및 무대에서 댄서로 활동해 왔고, 가끔씩 댄스 강의를 하기도 했습니다.

Q. 항공정비사로 근무하면서 코로나19로 인한 변화는 어떤 것이 있나요?
코로나19의 영향을 가장 크게 받은 업종이 관광과 여행 업종인 것 같습니다. 특히 항공 관련 업종은 너무나도 큰 타격을 입어서, 임금체불, 연봉동결 및 상여금 미지급 등 경제적으로 많은 힘든 문제를 겪었습니다. 큰 꿈을 가지고 뛰어든 분야였는데 맥이 많이 빠졌습니다. 댄서로도 꾸준히 활동은 하고 있었지만 코로나로 인해서 공연이 일년 반 넘게 열리지 않아서, 제가 겨우 할 수 있었던 댄서 활동은 비대면으로 진행할 수 있는 방송 관련일 뿐이었습니다.

Q. 항공정비사라는 직업은 좀 생소한데 어떤 점이 힘이 드나요?
‘이열치열’, ‘이한치한’이라는 말이 아주 잘 어울리는 직업이라고 생각합니다. 추울 때 정말 춥게, 더울 때 정말 덥게 일하는 직업입니다. 또한 항상 위험한 상황에 직면하고 있고, 부상의 위험도 많은 직업입니다. 그리고 한번에 항공기를 이용하는 승객수가 수백명에 달하기 때문에, 수 많은 승객의 안전을 위해 항공기 정비에 혼신을 다해야 하는 중대한 임무를 맡은 기술직이라는 점이 심리적으로도 큰 부담감을 줍니다.

Q. 일을 하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무엇인지요?
제 첫 비행기가 CL601이라는 모델의 항공기였는데, 제가 ‘C Check’ 작업을 진행하는데 열심히 판넬 제거하고, 다시 판넬을 장착하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볼트 개수가 안 맞아서 진땀을 빼고, 겨우 겨우 판넬을 다시 장착했는데, 이번에는 판넬이 이음새가 안 맞아서 다시 처음부터 장착해야 했을 때가 긴장과 당혹, 걱정 등 만감이 교차하는 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10원도 안되는 작은 고철 조각이 엔진에 들어가, 수십억원에 달하는 엔진에 행여 문제라도 생길까봐 노심초사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는데, 정말 당혹 그 자체였습니다. 항공정비사라는 직업은 정말 정교한 기술력과 시니어의 노련미가 필요한 직업인 것 같고, 그 만큼 전문성을 갖추야 하기 때문에 자부심도 있는 매력이 있는 직업이라고 생각합니다.

Q. 본인의 실제 성격과 MBTI 성격 테스트 차이는?
저도 테스트를 해봤는데 ISTJ가 나왔어요. 성격 유형 설명을 보면 ‘청렴결백한 논리주의자’라고 나오는데, 주변에서는 저의 ‘흥 많은 모습’을 보고 MBTI 검사 를 다시 해보라고 하더라고요. T(사고)보다 F(감정)의 면모가 많다는 것을 저도 인정하긴 하지만, 이성적으로 행동하기 위해서 제 스스로의 감정을 제어하는 것이 습관이 되어서 그런 결과가 나온 것 같습니다. 그리고 평소에 계획을 세워서 생활하는 타입이라서 성격테스트 결과와 실제 성격이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Q. 연애관과 이상형은 어떻게 되나요?  
다정한 성격의 소유자면서, 정신과 몸이 건강한 사람을 좋아해요. 제가 남자친구를 사귀면, 애교도 엄청 많고 표현도 엄청 잘하는 스타일입니다. 그걸 편하게 받아 줄 수 있는 마음의 여유가 있고, 저와 성격이 잘 맞는 사람이면 좋아요. 스스로에 대한 자격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멀리하고 싶습니다.

Q. 본인의 장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지름길로 가보려 한 적 없어요. 어떤 일이든지, 과정과 절차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기꺼이 거쳐야할 과정이라면 피하지 않습니다. 결과가 늦게 나오더라도, 조바심 내지 않고, 결과가 나올 때까지 끝까지 하는 성격입니다. 그래서 제 스스로에 대해서 인내심의 ‘끝판왕’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부지런합니다. 춤 못지않게 운동도 좋아하고,  운동에 대한 열정도 남달라요!

Q. 인스타그램을 활용을 본인만의 노하우가 있다면?
저는 다양하고 많은 콘텐츠를 업로드 하는 것이 저만의 ‘노하우’인 것 같아요. 운동하는 사람이라는 점과 춤을 추는 화려한 사람이라는 점, 그리고 제가 항공정비사라는 특별한 직업을 가진 점도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을 수 있는데 큰 작용을 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누구나 좋아할 만한 귀여운 강아지를 키우는 점도 사람들에게 ‘좋아요’를 많이 받을 수 있었던 요소가 아닌가 싶습니다. 

Q. 항공정비사를 꿈꾸는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정말 힘들지만 자부심을 느끼는 훌륭한 직업입니다. 이 직업을 갖는 것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보라는 의미가 아닌, 자신이 상상하고 있는 것 보다 훨씬 험난한 상황들이 펼쳐질 수 있다는 사실에 대해서 꼭 염두 해 두길 바랍니다. 한번 시작을 하면 끝까지 포기하지 말고 자신의 꿈을 이루기까지 노력했으면 좋겠습니다. 다시 말하지만, 정말 멋진 직업입니다. 꼭 도전해 보세요.

Q. 앞으로 개인적인 목표는 무엇인가요?
지금처럼 제 긍정적인 에너지를 잃지 않고 더욱 발산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이제 좋은 사람과 진지한 만남을 해보고 싶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춤과, 제가 하고 있는 직업에 충실하게 살아온 것처럼, 앞으로도 제가 사랑하는 일들을 하면서, 저 자신의 발전을 위해서 꾸준히 노력하는 사람이 되는 것이 목표입니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누구도 예기치 못했던 코로나19 팬데믹 사태가 전 세계를 강타하기도 했고, 21세기를 살고 있지만, 세계 곳곳에서는 전쟁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정말 어려운 시국을 살아가는 우리가, 항상 자신의 가능성을 잘 알고 발전시키면서 어려움에 직면하더라도 이겨낼 수 있는 능력을 갖길 바랍니다. 그리고 긍정이 가득하고 솔직한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사람이 사람을 믿지 못하는 사회가 된 것 같아서 정말 안타깝습니다. 타인의 선의를 의심하지 않고, 순수하게 선의를 선의로 받아들일 수 있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다들 건강하고 행복하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