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상승·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원자재 가격 폭등 등 대내외 악재 ↑
긴급 사장단 회의 등 기업들 긴급 경영 점검·조직 개편 등 위기 대응

[센머니=박석준 기자] 국내 주요 기업들이 앞다퉈 경영 상태를 점검하며 비상 사태 대비에 나서는 모습이다. 

가파른 금리상승과 해외 각국의 긴축 돌입,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장기화, 원자재값 급등, 중국 봉쇄 지속 등 대내외 악재가 동시다발적으로 터져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굴지 기업들 긴급 회의, 위기 지적 등 이어져

한화솔루션과 한화에너지, 한화임팩트, 한화토탈에너지스 등 한화그룹 유화·에너지 사업 부문은 4일, 긴급 사장단 회의를 열어 글로벌 경제위기에 따른 경영 현안을 점검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룹 내 주요 계열사 실적이 반영되는 한화의 올해 1분기 매출액(13조1440억원)은 전년 동기보다 2.4% 증가했지만, 영업이익(4658억원)은 45.1% 감소했다. 각종 위에 수익성이 떨어진 탓이다. 이에 따라 원유를 비롯한 원자재 가격 상승과 공급망·물류 대란, 금리 상승 등 위기 요인에 따른 선제적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는 관측이다. 

현대중공업그룹 역시 지난 4월 20일, 사장단 회의를 열고 경기 전망에 대한 대응책 마련에 고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권오갑 회장은 "그동안 우리가 겪었던 위기와 차원이 다를 수 있다"며 위기감을 전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는 공급망 리스크 관리를 위해 지난달 네트워크사업부를 긴급 개편했고, LG전자 역시 각 사업본부의 공급망 관리(SCM) 조직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올해 예정됐던 현지 투자는 물론 신차 발표를 연기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 굴지 기업들 긴급 회의, 위기 지적 등 이어져

기업들의 경영 위기 인식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함께 중국의 주요 도시 봉쇄 후폭풍이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힌다. 공급망 교란으로 인해 수요와 공급이 모두 위축되면서 기업들의 위기감을 불러일으킨 것이다.

더불어 현지시간으로 4일, 미국 연방준비제도(이하 연준)가 기준금리를 올렸고, 우리나라도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기업의 자금조달 비용에 직격탄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각종 원자재 가격의 폭등 역시 기업에게는 큰 부담으로 작용했다. 

코로나19 이전 실적 회복에도 차입 늘려 위기 대응

지난 2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발표한 '100대 기업 코로나19 전후 경영성과 분석'을 살펴보면 코로나19 이전(2018∼2019년)과 이후(2020∼2021년)로 시기를 나눠 국내 매출 100대 기업의 실적을 비교한 결과, 매출액은 1666조 5,000억 원, 영업이익은 130조 원을 기록해 직전 2년 대비 각각 5.8%, 5.9% 증가했다. 

하지만 매출 회복에도 기업들의 차입은 더욱 늘었다. 그럼에도 2021년 말 기준 100대 기업 총차입금은 코로나 이전인 2019년 말 대비 약 23조 원, 9.7% 증가했다. 

기업들의 신규 투자가 줄어들고, 차입을 통해서라도 현금을 확보해 경영 위기에 대응하겠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분야를 가리지 않고 전 산업군에서 기업들의 비상 경영 돌입이 이어지는 가운데, 새 정부의 근심도 깊어지는 모양새다. 동시다발적인 글로벌 악재 속에서 국내 기업들이 어떤 돌파구를 마련할지 관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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