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호스트 김태린
쇼호스트 김태린
김태린
김태린

[센머니= 김인하 기자] ”방송 사고요? 방금 전에도 일어났어요”라고 호탕하게 밝힌 그녀. 방금 전 헤어 제품 시연을 하던 중, 웨이브가 동글동글하게 말렸어야 했는데 생머리로 그냥 나와버려 당황스러웠다고 한다. 그래도 “긴 머리도 얼마든지 다양하게 연출이 가능하죠~”라는 말로 재빠르게 대처했다며 웃었다. 그는 홈쇼핑 업계의 베테랑 10년 차 쇼호스트 김태린이다.

쇼호스트 김태린은 화장품, 이미용 건강기능식품을 주요 카테고리로 주로 소비자에게 믿음과 신뢰감을 바탕으로 한 상품을 주요 품목으로 하고 있다.

“두 아이의 엄마라는 점, 또 차분해 보이는 이미지가 저의 주력 카테고리를 만들어 준 것 같아요”라고 말한 그는 실제로도 논리 정연함과 깔끔한 멘트가 인상적이었다.

그와 함께 쇼호스트 업계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Q. 간단한 본인 소개를 하자면?

두 아이의 엄마이자, 10년 차 쇼호스트 김태린이다. 주로 건강기능 식품과 화장품 분야 카테고리에서 찾아뵙고 있다.

Q. 주로 방송 준비는 어떻게 하나?

제품을 론칭할 때 기본적으로 회의에 여러 번 참여해 제품의 주력점에 대해 파악하고 제품을 어떻게 소개할 것인지에 대해 논의한다. 제품에 대한 상세한 콘셉트를 잡아가고, 미리 제품을 써본다. 물론 장점만 있는 상품은 없지만 최대한 장점을 부각할 수 있게 느낌을 스스로 연구하고 메모해 두는 편이다. 따로 대본을 쓰진 않지만 게스트가 있을 땐 방송 진행 순서를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개요를 사전에 공유한다.

Q. 매진을 부르는 나만의 노하우도 있을 것 같은데?

콜이 조금 주춤하는 것 같으면 시연을 적극적으로 하는 편이다. 이미용 상품의 경우 보여지는 모습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색조 상품 같은 경우에는 지웠다가 커버가 되는 모습을 확실하게 보여드린다. 제 메이크업을 지우고 직접 보여드리는 식이다. 제품에 대한 매력을 확실히 확인시켜 드려야 한다는 생각이다.

Q. 라이브 커머스 방송 진행 경험도 있다고?

지금 회사는 진행이 어렵다. 그러나 회사 계약이 종료되었을 때 잠시 해봤던 경험이 있다. 규모 자체는 확실히 TV홈쇼핑과는 달랐지만, 그만의 매력은 있었다. 홈쇼핑의 경우 시연을 해도 어떤 반응인지 알 수 없는데 라이브 커머스 같은 경우에는 반응이 바로 와서 하면서도 소통하는 기분이 든다. 다만 아직까지 시장이 활성화되었다는 느낌은 아니었다.

Q. 방송 중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

이미용 제품들을 하면 정말 수없이 많다. 시연을 할 때 생기는 에피소드들이 많다. 염색제 방송을 할 때도, 지금은 그렇게 안 하지만 예전에는 3분 만에 염색이 된다는 제품이 있었다. 그런 제품을 방송했는데, 조그마한 인모에 염색 시연을 하는데 염색이 안 나와서 당황했지만 염색이 됐다고 우긴 일도 있었다. 어찌 됐든 상황을 모면해야 하니까. 지금은 그런 실수가 있어도 무작정 덮으려고 하기보다는 유연하게 넘어간다. 시청자들도 ‘그럴 수 있지~’라고 생각하실 수 있는 나름의 대처법도 생겼다.

Q. 최근 TV보다 모바일, 유명 인플루언서, 연예인도 홈쇼핑 진출이 잦은데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예전에는 홈쇼핑이 연세 높으신 분들이 TV를 돌리다가 괜찮다 싶은 물건을 사는 것이라면 이제는 셀럽이나 연예인, 인지도나 매력도가 높은 사람들이 파는 것도 중요해진 시대 같다. 이것도 시대의 흐름이라고 생각한다. 저는 전체적으로 봤을 때 구매자가 판매자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질수록 쇼호스트라는 직업에게도 결국 유리한 시장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Q. 방송계는 흐름이 빠르고 유행에 민감한 곳, 쇼호스트의 직업적 수명은 몇 살까지로 보는가?

저도 회사에 입사하고 10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딱 45살까지만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지금 제가 40대고, 불과 그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제가 하는 이미용 카테고리는 다른 상품군보다 수명이 더 짧을 수도 있고. 그러나 건강기능식품 쪽이나 가전제품 상품군 쪽으로 가면 저는 더 오래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구매하는 연령대도 꾸준히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쇼호스트의 직업적 수명도 당연히 늘어날 것이라고 생각한다.

Q. 후배 쇼호스트들을 위해 방송인으로서 갖춰야 할 기본적인 소양과 자질을 꼽아주자면?

제가 배울 때만 해도 발성이나 발음, 기본적인 아나운서들이 하는 훈련들을 같이 했었다. 그런데 요즘은 끼나 연기력, 재미 요소와 외모적인 부분들이 중시되는 것 같다. 홈쇼핑 쪽에서도 젊은 친구들을 원하는 분위기다. 이미 외모적으로 훌륭하고 끼도 많은 친구들은 넘쳐난다. 반면 그런 친구들이 기본기가 약한 부분이 있어서 기본기에 조금 더 충실했으면 좋겠고, 상품을 조금 더 깊이 있게 공부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Q. 현직 쇼호스트로서 바라보는 업계 전망?

어떻게 보면 과도기라고 생각한다. 쇼호트로서는 좋은 기회들이 많이 늘어는 중이라고 본다. TV홈쇼핑만을 바라보던 시대에서 T커머스, 라이브 방송 등 다양하게 진출할 수 있는 분야들이 많이 생기고 후배들에게도 더 넓은 기회의 창구가 생겨 어느 쪽으로든 긍정적인 입장이다. 물론 녹화 방송보다는 소통하는 라이브 방향으로의 전환은 필요할 것 같다. 이런 식으로 계속해서 바꿔나가면 더 플랫폼도 젊어지고 활성화되지 않을까 싶다.

Q. 기존 홈쇼핑 방송 타깃, MZ세대를 잡을 무기가 없을까?

방금 말한 것처럼 TV홈쇼핑과 모바일 쪽을 놓치지 말고 함께 운영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 카테고리 속 상품의 변화도 많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예전 홈쇼핑이 인기가 있었던 이유는 저렴한 가격에 많이 가져갈 수 있었던 이유가 큰데, 요즘에는 집에 쌓아 놓는 것을 또 좋아하지 않는 추세다. 그때그때 합리적인 소비를 원한다. 그래서 트렌드에 맞는 소비 구성으로 바꾸고 제품도 다 구성보다 실속 있는 구성으로 바꾸고 이런 식으로 바꿔 나가다 보면 해답을 찾아 나가지 않을까.

Q. 끝으로 본인이 이루고 싶은 꿈이나 목표 포부

저는 지금 이 직업이 너무 좋고, '어떻게 하면 앞으로 이 직업을 더 잘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거창한 포부는 없지만, 시장이 변화를 맞고 있는 만큼 일자리는 또 분명히 계속해서 있을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열심히 살아가겠다. 물론 제가 화장품 방송을 오랫동안 진행한 만큼 유통 쪽이나 제품 쪽을 만들 수 있는 기회가 온다면 참여해 보고 싶은 마음도 있다. 계속해서 열린 기회와 생각으로 항상 도전하는 마음으로 살아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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