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호스트 김건우
쇼호스트 김건우
김건우
김건우

[센머니= 김인하 기자] “아마 대한민국 남자 쇼호스트 중에서 가장 폭넓은 상품군을 소개해 드릴 거에요” 간단한 본인소개를 부탁하자, 그는 2005년 7월 입사를 시작으로 올해로 17년 차가 되었고, 렌터카, 가전, 보험, 생활 식품 등 다양한 상품을 도맡아 진행해 오고 있다고 알렸다.

후배들에게 전설의 판매왕으로도 알려진 김건우는 특이하게도 본인의 방송 날짜와 판매 기록, 당시 콜 수까지 기억하는 신기에 가까운 기억력을 보여 인터뷰 내내 놀라움을 안겨 주기도 했다. 

“롯데 렌터카 같은 경우 2018년 4월 2일 특집전으로 진행을 했고, 19시경 제2월드 타워 123층에서 직접 진행을 했어요. 그때 6만 2500콜을 받았고, 현재까지 그게 롯데 렌터카 최고 기록으로 알고 있어요. 19시에 2만 500콜, 22시에 4만 2500콜 정도가 나왔었죠”

상당한 기억력을 지닌 것 같다는 반응에 트리플 A형이고 피곤한 성격이라 그렇다며 너스레를 떤 그는 본격적인 인터뷰에 앞서 특유의 말솜씨로 이미 그가 '판매왕'임을 직접 증명해 보였다. 

판매왕 김건우와 함께 홈쇼핑 업계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Q. 간단한 본인 소개를 하자면?

홈쇼핑 업계에 17년간 몸 담았고 다양한 상품을 소개해 드리고 있다. 여행 상품을 주로 소개해 드리는데, 코로나 시국 전에 홈쇼핑에서 최초로 터키 항공 비즈니스로 서유럽 북유럽을 진행한 적이 있고, 서유럽 매출 기록 북유럽 매출 기록 모두 제가 가지고 있는 영광이 있다.

Q. 전문 분야를 잘 해내기 위해 개발한 본인만의 장기가 있다면?

사실 홈쇼핑의 주요 타깃은 우리 어머니들 위주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주부님들을 위한 멘트를 많이 연구하는 편이다. 여행 상품을 예로 들자면 “추석이나 명절에 남편 손보다 프라이팬 손잡이를 더 많이 잡으셨을텐데 이런 여행 한번 안 가시겠습니까?” 이런 식이다. 펜트하우스 드라마가 유행했을 때에는 "펜트하우스에는 못 살아도 펜트하우스급의 비즈니스는 탈 수 있지 않으십니까?” 등 그 시기에 맞는 비유적인 멘트를 한다. 

Q. 방송 준비는 어떻게 하나?

연차별로 시간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신입 때는 같은 것을 보더라도 한 4시간 5시간 이렇게 공부를 했다고 하면, 지금은 1시간 2시간 정도 하고 요즘엔 유행하는 드라마를 보거나 트랜드를 알려고 오히려 유튜브나 드라마를 보는 식이다. 예를 들어 스카이캐슬의 명대사 “이런 비즈니스 석은 또 없습니다” 이런식으로 헛웃음이라도 지으시게 노력하는 편이다.

Q. 매진을 위한 나만의 노하우도 명대사 따라잡기인가?

이건 제가 잘 쓰는 멘트인데, 우리나라에서 가장 위대한 세글자는 어머니. 두글자는 엄마. 한글자는 맘. 이런 식의 문구를 종종 쓴다. 신사임당이 이이율곡을 낳아서 대단한 것이 아니라 세상의 모든 어머님 자체가 대단하고 위대하다 이런식의 말씀을 많이 드린다. 물론 이 말이 너무 사실이기도 하니까.

Q. 방송 중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유튜브에 되게 유명한 영상이 있다. 메모리폼 베개 안에 계란을 넣고 쾅쾅 손으로 쳤는데 안에 계란이 박살이 나는 장면이 있다. 후배가 장난처럼 “이러다 깨지면 어떡하죠?” 이랬는데 정말 깨졌다. 더 이상 할 말이 없어지고 “계란이 상했나 봐요”이러면서 생방송이니까 PD가 화면을 덮어버리면서 넘어가고 그게 박제되서 계속 떠돌아다니고 있다. 그 유명한 짤의 주인공이 바로 나다.

Q. 최근 인플루언서나 연예인도 홈쇼핑이나 라이브방송에 진출하는 사례가 많은데 위기감은 느껴지지 않는지?

솔직히 처음에는 그랬었다. 그러나 저도 많은 방송인 분들과 방송을 해보면서 생각이 달라졌다. 대표적으로 김나운씨, 김수미 선생님, 애드워드 권 셰프, 오세득 셰프 등 이 분들이 다양한 홈쇼핑 업계에 진출함으로써 저에게도 오히려 반대로 기회가 생긴다고 생각하게 됐다.

Q. 선배 쇼호스트로서 후배들에게 기본적으로 갖춰야할 소양과 자질을 꼽아주자면?

어떻게 보면 꼰대 같은 얘기다. 어떤 후배 분들은 ‘업체 분’이라고 표현을 하는데 그것도 정식 명칭으로 하면 ‘협력업체’가 아닌가. 이런 것 하나도 태도가 보인다고 생각한다. 정말 상품을 위하고 협력 업체를 위해 일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다. 왜냐하면 그 협력업체가 있어야만 저희가 월급을 받고 방송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본인을 너무 연예인처럼 생각하고 우선시하는 마인드에서 조금은 벗어났으면 하는 생각이다.

Q. 현직 쇼호스트로서 바라보는 업계 전망?

제가 입사할 때도 TV홈쇼핑이 10년 안에 망한다는 소리를 들었다. 다 모바일로 돌아설 것이란 이야기였다. 그런데 이는 틀린 이야기 같다. 결국 상품이 좋은 걸 어떻게 띄우는가가 중요한 것 같다. MD의 역할이 점차 확대될 것이란 생각이다.

Q. 라이브 커머스, TV 홈쇼핑과 다른 경쟁력을 꼽아보자면?

일단 플랫폼은 모바일쪽이 무조건 강세일 것으로 본다. 그런데 또 서비스는 홈쇼핑 대기업 기반 서비스를 못 따라오지 싶다. AS나 불만 사항을 정말 잘 해결해 준다. 이런 면들이 잘 융화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Q. T커머스, 라이브커머스는 아직 40대 후반 이상 세대가 주요 타깃, MZ세대를 잡기 위한 무기 무엇으로 보는가?

모바일 라이브, 그 중에서도 약간 예능을 섞은 것들이 나와야 하지 않을까 싶다. 런닝맨 플랫폼을 따라 한다든가, 오징어게임을 따라한다든가. 10대나 20대가 좋아할만한 취향을 저격하는 것도 아이디어가 아닐까 싶다.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지 않나. 예를 들면 미나리면 제가 윤여정씨 분장을 하고 나오는 것도 아이디어가 된다고 본다.

Q. 끝으로 개인적인 소망이나 꿈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

스스로 상품을 개발하고 싶은 것이 목표다. 앞선 소개처럼 남자 쇼핑호스트 치고 많은 상품을 경험했기 때문에 제 이름을 내건 브랜드를 가지고 자신 있게 상품을 내놓을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만족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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