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도를 즐기고 있는 김나은 서퍼의 모습.
파도를 즐기고 있는 김나은 서퍼의 모습.

[센머니 =김인하 기자] 서퍼 김나은에게 서핑의 매력에 대해 묻자 그는 “파도는 내가 타고 싶다고 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기다려야 하고 그만큼 간절함이 있다. 다가 온 파도는 하루에도 수십 번는 변화해 찾아온다. 그 매력을 한번 느끼면 출구는 없다”라고 했다.

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서핑에 빠져 서핑샵까지 차려 버렸다는 그는 그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 놓은 파도의 매력에 대해 끝없이 설파했다.

일년 중 해가 가장 좋은 여름을 누구보다도 간절히 기다린다는 나은씨는 지금도 파도를 만나기 전날 밤 매일 같은 이미지 트레이닝을 한다고 한다. 부던한 노력 덕분인지 그는 지난 2009년부터 각종 국제 서핑 대회의 여성부 부문의 오픈 1위를 휩쓴 진정한 실력자이기도 하다. 

서퍼 김나은과 함께 바다 스포츠의 꽃 '서핑'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Q. 간단한 자기 소개를 부탁드린다.

평범한 직장인에서 현재는 프로 서퍼 겸 서핑샵 대표가 된 김나은이다. 처음부터 서핑이 너무 즐거웠던 것은 아니다. 2005년 지인의 권유로 체험을 하게 되었는데 당시에는 너무 비효율적이고 심지어 재미가 없는 운동처럼 느껴졌다. 그러나 그 해 겨울 OCN 채널에서 ‘블루크러쉬’라는 영화를 보게 되었고 다시금 서핑에 대한 열정이 불타올라 지금까지 식지 않고 있다.

Q. 당시 열정이 지금까지 이어지게 된 배경?

하루에도 수십번씩 파도가 밀려드는데 같은 파도가 없다. 어떤 높이의 파도를 생각한다고 해서 절대 예상대로 오지 않는다. 인생이랑 비슷한 면이 참 많은 것 같다. 어떨 때는 한없이 잔잔하다가 어떨 때는 폭풍우처럼 몰아친다. 이런 난관을 계속해서 헤쳐 나가면서 기쁨과 슬픔 절망 등 다양한 기분을 느끼게 된다. 정말 수 만가지의 기분을 경험하게 하는 매력을 지녔다.

김나은 서퍼의 서핑 모습.
김나은 서퍼의 서핑 모습.

Q. 서핑하면서 기억에 남았던 순간은?

2011년도쯤 발리 스랑안 포인트에서 서핑을 하며 큰 파도를 만난적이 있다. 무서워서 조금 뒤로 피해 있었는데 저 멀리서 서양여자 분이 혼자 파도를 잡아타고 있었다. 그 모습에 자극을 받고 생에 가장 큰 파도를 탔는데 나중에는 정말 힘에 부쳐서 해안가로 다시 걸어 나왔다. 나오는 순간 같이 갔던 일행들이 제 예상과는 달리 정말 대단하다고 박수를 치고 환호를 하며 맞아줬다. 알고 보니 여성분이 트렌스젠더였고, 승부욕에 저는 제 키 2배만한 파도를 엉겁결에 성공한 기억이다.

Q. 프로 서퍼로서 초보 서퍼에게 조언하자면?

드랍(앞에 끼어드는 행동)을 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혹시나 나도 모르게 추월했다면 반드시 사과해야 한다. 서핑 역시 스포츠인만큼 그에 걸맞은 규칙과 행동을 해야 한다. 이런 습관을 초반부터 바로 잡아 놓으면 나중에 매너가 몸에 밴다. 그리고 본인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보드를 절대 놓치지 않아야 한다. ‘파도를 어떤 기분으로 타고 느껴라’보다 초보 서퍼분들에게는 보다 현실적인 조언을 해주고 싶다.

Q. 그럼에도 파도를 잘 타는 본인만의 노하우를 풀자면?

기다리다 원하는 파도가 오면 바로 몸을 맡긴다. 일단 파도 위에 올라서면 절대 흐름을 놓지 않는다. 축적되어온 노하우와 모든 기술을 가감없이 펼치기 위해서는 실전에서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전날 이미지 트레이닝을 굉장히 많이 하는 편이다. 단순 판 위에 올라가는 것을 상상화 하는 것이 아니라 예측할 수 없는 파도를 만났을 때의 상황까지 다양한 것을 이미지화해서 그려본다.

Q. 다가오는 여름, 서핑하기 좋은 스팟을 추천해주자면?

여름하면 제 나름대로 손꼽는 지역들이 있다. 부산은 송정해수욕장, 제주도는 중문해수욕장인데 두 장소 모두 서퍼들에게 시원한 여름을 즐길 수 있는 명소로 손꼽힌다. 서퍼는 겨울도 가리지 않는다. 겨울 역시 부산의 송정해수욕장, 또 포항과 양양도 명물 장소다. 추천 드린 스팟들은 모두 지금 서핑을 시작하는 입문자부터 프로 서퍼까지 서핑을 사랑하는 많은 이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Q. 끝으로 개인적인 꿈이나 목표는?

저처럼 서핑을 즐기는 분들이 많이 늘어났으면 한다. 저 역시 서퍼로서 입문자 분들이 보다 서핑을 즐기실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서핑을 보다 즐길 수 있도록 있는 방법을 구상중이다. 보다 즐거운 강습을 진행해서 다양한 분들과 제가 느끼는 이 즐거움을 함께 공유하고 싶다.

끝으로 김나은 서퍼는 바다 위에 떠 있으면 모든 잡념들이 사라진다며, 서핑은 사계절 모두 즐길 수 있는 스포츠지만 특히 여름철 힐링을 위한 스포츠로 남녀노소 모두에게 추천한다는 말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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