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삼성전자 제공
사진 : 삼성전자 제공

[센머니=홍민정 기자] 글로벌 반도체 시장이 최악의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97% 급감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사상 최대인 연간 매출 300조 원을 돌파했지만 스마트폰과 가전 사업도 총체적인 부진에 빠졌으며, 파운드리를 제외한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사업부는 적자로 전환된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31일 영업이익을 발표했다. 자세히 살펴보면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69% 줄어든 4조3061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과 순이익은 각각 70조4646억원과 23조8415억원이다.

최대 매출 실적에도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4조 3061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68.95% 줄었다. 삼성전자 분기 영업이익이 4조원대에 그친 것은 8년여 만이다. 

그중에서도 영업이익의 60~70%를 차지하는 반도체 부문이 글로벌 경기 악화를 그대로 맞았다. DS 부문 전체적으로는 적자를 가까스로 면했지만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고객사 재고 조정이 지속되면서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해 실적이 대폭 감소했다.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31일 기준 D램 평균 가격은 1.81달러로 떨어졌다. 2016년 6월 집계를 시작한 이후 D램 가격이 1달러대로 떨어진 것은 처음이다. 

메모리 업황이 역대 최악의 침체에 직면하면서, 삼성전자의 어닝쇼크 소식에 삼성전자는 이날 실적발표 후 가진 콘퍼런스콜에서 ‘인위적 감산은 없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삼성전자는 “최근 시황 약세가 당장 실적에 우호적이지는 않지만 미래를 철저히 준비할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어 “결론적으로 올해 시설투자(캐펙스·CAPEX)는 전년과 유사한 수준이 될 것이다"고 덧붙였다. 생산라인 유지보수를 강화하고 설비를 재배치하는 과정에서 단기적으로 감산 효과를 노린 것이다.

스마트폰과 가전사업도 총체적 부진이다.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모바일 경험(MX)의 경우 판매 둔화와 중저가 시장 수요 약세로 매출과 이익이 모두 하락했다. 

디바이스경험(DX) 부문은 4분기 매출 42조7100억원, 영업이익 1조6400억원을 기록했다.

TV 사업을 담당하는 영상디스플레이(VD)는 연말 성수기 수요 증가와 네오 QLED 등 프리미엄 제품 중심 판매로 매출과 이익이 모두 증가했지만, 생활가전 사업은 시장 악화와 경쟁 심화에 따른 비용 증가로 수익성이 하락했다.

TV와 가전 실적을 합한 4분기 영업손실은 600억원으로 7년 만에 적자로 전환됐다. 

한편, 삼성전자 실적 부진은 올해 1분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1분기에도 글로벌 수요 부진과 반도체 시황 약세를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증권사들의 분석도 주목할만하다. 당장 NH투자증권은 반도체 부문이 올해 1분기 2조 5000억 원의 영업손실을 예고하고 나섰다. 특히,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첫 반도체 부문 분기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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