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머니=박석준 기자] 최근 은행권의 성과급 논란에 금융당국이 과도한 배당 자제를 요구하고 나섰지만, 외국계 은행 두 곳이 지난해 실적을 기반으로 2,300억 원이 넘는 배당금을 본사로 송금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SC제일은행은 전날 정기 이사회를 열어 1,600억 원 규모의 결산 배당을 의결한 것으로 전해졌다. 배당은 오는 31일 열릴 정기 주주총회를 거쳐 최종 결정된다. 해당 배당금은 전년(800억원)의 두 배 규모로 파악된다. SC제일은행은 지난해 이자 이익 증가로 순이익(잠정)이 3,901억원을 기록한 바 있다.

이와 함께 한국씨티은행도 지난달 15일 개최한 정기 이사회를 통해 732억 원의 현금 배당을 결정했다. 오는 30일 주총에서 배당 계획을 확정하고, 오는 4월에 배당을 진행할 예정으로 전해졌다. 한국씨티은행은 지난 2019년에 652억원, 2020년에 465억원을 배당했다. 

문제는 이러한 배당금 전액이 해외 본사로 보내지는 것이다. SC제일은행은 영국에 위치한 스탠다드차타드 북동아시아법인이 지분 100%를 보유 중이며 한국씨티은행의 최대 주주는 미국의 씨티뱅크 오버씨즈 인베스트먼트 코퍼레이션이다.

최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배당을 많이 하려면 위험가중자산 비중을 낮춰야 하므로 지금처럼 어려운 시기에 중·저신용자에 대한 신용공여가 불가능해진다"며 "또 중장기적으로 금융회사의 성장과 관련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러한 우려가 무색하게도 거액의 배당이 확정되면서 아쉬움을 남긴다.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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