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 지점장이 대출을 원하는 여성 고객을 개인적인 술자리에 불러 음주를 강요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사진. 보배드림
하나은행 지점장이 대출을 원하는 여성 고객을 개인적인 술자리에 불러 음주를 강요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사진. 보배드림

[센머니=이준섭 기자]

"내일이 더 기대되는 은행을 만들겠다."

지난달 25일 하나은행 수장으로 취임한 박성호 행장의 인사말이 나온지 일주일도 안돼 하나은행의 내일이 기대되지 않는 사건이 발생했다.

하나은행 지점장이 대출을 원하는 여성 고객에게 상담을 빌미로 개인적인 술자리에 불러 음주를 강요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올라온 '여자친구를 접대부로 이용하려고 한 은행 지점장'이라는 글에 따르면 지난달, 자영업을 하는 A 씨는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던 중 신용보증재단에 소상공인 대출을 문의했고, 재단은 하나은행 지점장을 연결해줬다고 한다. 

다음날 오후 4시쯤 지점장은 A 씨에게 한 횟집으로 빨리 오라고 연락을 해왔다고 했다.

A씨는 당연히 대출 상담인 줄 알고 나갔는데 횟집 방 안에는 지점장 외 일행인 '모 회장'과 함께 소주병을 비롯해 10병 넘게 마신 술병이 널려 있었다고 한다. 

술을 권하는 지점장에게 A 씨는 술을 안 먹는다 하자 지점장은 같이 있던 '회장님'에게 "요즘 80~90년생들은 아직 어려서 처음 자리는 긴장해서 다들 저런다"고 말하면서 "술을 못 마셔? 대리(운전) 불러줄 테니 술 마셔"라고 반말을 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A 씨는 자신을 '접대 여성'으로 여기는 듯한 말에 모욕감을 느꼈고, 두려움에 그 자리를 빠져나온 뒤 다음날 곧바로 지점장에게 항의 전화를 걸었다. 지점장은 사과했고 이후 '사무실 근처에 도착해 있다'는 등 수차례 전화와 문자를 해왔고 지점장 부인은 전화를 걸어 "남편이 그럴 사람이 아니다. 실적 때문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서 영업을 하러 다니는데, 영업 자리를 만든 것이다. 남편이 극단적 선택을 할까 두렵다. 애가 셋이니 살려달라"고 읍소했다고 전했다.

해당지점 직원들은 직접 A씨를 찾아와 은행 내부감찰 중이니 언론에 알리지 말아달라고 하기도 했다. 

해당글의 작성자는 “당시 술을 먹고 자연스레 저의 여자친구에 연락한 것을 생각하면 저의 여자친구에게 일어난 일이 이번 일이 처음 벌어진 것이 아닌 거 같다”면서 “정말 돈이 급하고,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이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이 일들이 아무도 모르게 이 업계 음지에서 아무렇지 않게 일어나는 일들이라면 이번 기회에 모든 걸 밝혀내고 싶고 두번 다시 이런 일이 재발되지 않았으면 하는 저의 바람”이라고 강조했다.

하나은행 측은 해당 지점장에게 대기발령 조치를 내리고, 내부 감찰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은행 지점장들의 성추행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전사례를 봤을때 하나은행 측은 재대로 조치를 취할 것인가를 의구심도 든다.  

지난 2013년 하나은행 영업소 지점장이 계약직 여직원 4명을 성추행한 후 내부 감찰을 받던 중 스스로 퇴직한 사건이 발생하고 하나금융그룹 계열사인 하나저축은행에 재취업한 사례가 있다. 그런데 2016년 하나은행 해외영업소 지점장으로 복귀해 논란이 된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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