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머니=이준섭 기자] 오늘 배달의민족이 기습적으로 업데이트를 단행했다.

15일 배달의민족(배민) 앱 초기화면에 배달 빠른순과 배달팁 낮은순으로 정렬 가능한 기능이 추가로 생겼다. 즉, 빠르게 배달하고 배달비를 받지 않는 가게를 설정을 통해 우선 노출시킬수 있는 것이다.

배민에 입점된 소상공인들이 많은 주문을 받기 위해서는 앱 화면 첫 상단에 노출되는 것이 중요하며, 그것을 조절하며 광고비를 받는게 배민 주요 수익 중 하나다.

배민은 이번 업데이트를 통해 노출방식의 근간을 바꿨다. 정렬 기능은 입점 소상공인의 광고보다 우선 노출시킬수 있어, 광고를 집행하고 있는 일부 소상공인은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하지만, 배민의 주요 수익 중 하나인 광고에 영향을 끼칠수도 있는 손해를 감수하면서 소비자 편리성에 더 맞추는 업데이트라는 반론도 있다. 검색 필터링을 구체화 시키고 다양화 시키는 것은 대기업이 이윤만을 추구하기 위해 단행한 기존 업데이트와는 다르다는 것이다.

배달의 민족이 15일 업데이트를 단행했다. 기존 화면에서 매장 검색시 배달 빠른순과 배달비 낮은 순 기능이 추가됐다.
배달의 민족이 15일 업데이트를 단행했다. 기존 화면에서 매장 검색시 배달 빠른순과 배달팁 낮은 순 기능이 추가됐다. (이미지 : 배달의민족 앱)

 

문제는 배달업계의 과도한 속도경쟁을 불러 일으키고 소상공인과 배달기사의 안전을 위협할 것이라는 우려에 있다.

결국 배달비는 주문한 음식값에 포함되어 가격이 상승할 것이며 빠른 배달을 위해 배달기사의 속도경쟁이 발생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피해는 오롯이 소비자가 떠 안을수도 있기 때문이다.

나아가 빠른 배달과 낮은 배달비에 중점을 두다 보면 입점 소상공인들이 배민에서 깃발을 사서 상위에 노출되는 기존 '울트라콜' 광고와 인지도를 높여 사용할 수 있는 '찜'과 같은 검색방식이 유명무실해져 배민이 추진하는 수수료 인상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이미 독과점 시장이 되어버린 배달 플랫폼 시장에서 소상공인들이 할 수 있는것은 아무것도 없다.

배달 플랫폼이 사전통보 없이 업데이트를 하더라도 소상공인들은 그것이 득(得)이 되든 실(失)이 되든 받아 들일수 밖에 없다. 이미 배달플랫폼 시장은 독과점이 되었기 대문이다. 실제 배달의민족과 요기요 두 플랫폼은 국내 배달플랫폼 시장 90% 이상을 장악하고 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운데)와 배달특급 홍보대사 방송인 황광희 (이미지 : 경기도)
이재명 경기도지사(가운데)와 배달특급 홍보대사 방송인 황광희 (이미지 : 경기도)

 

이같은 배달플랫폼의 독과점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경쟁자가 반드시 필요하다. 경기도 배달특급 등 공공배달앱이 잰걸음으로 시장에 출시되고 있지만 서비스 범위 확대 및 시장 안착이 절실한 이유다. 배달특급은 깃발꽂기 등의 광고와 빠른 배달 검색 등 지나친 경쟁을 유도하는 요소가 없다. 

지자체가 대중의 감성을 자극해 공공 배달앱을 만들어 자유시장경제를 흔든다는 비난도 있지만 자본주의 논리만을 앞세워 일부 대기업의 횡포를 그대로 둘 수는 만은 없다. 그래도 누군가는 이것을 막아야 하기 때문이다.

다수의 약자 편에서 갑의 횡포를 막아주는 것은 민주주의 사회에서 정부와 지자체가 해야 할 일이다.   

한편 지난해 배달의민족의 수수료 인상으로 촉발된 경기도 공공배달앱 배달특급은 지난해 12월 화성, 오산, 파주지역에 시범서비스를 시작한 이래 불과 한달만에 가입 회원 11만명에 누적거래액 30억원을 돌파했다. 올해안에 서비스 지역을 27개 시군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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