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버로 돌아온 개그맨 조원석 (이미지 : 조원석)
유튜버로 돌아온 개그맨 조원석 (이미지 : 조원석)

[센머니=김인하 기자] 지난 2007년 개그계에 돌풍을 일으키며 굵직한 유행어를 쏟아낸 폭탄머리의 터프가이 죄민수, 개그맨 조원석이 ‘유튜버’로 돌아왔다.

당시 MBC 개그 프로그램 '개그야'의 '최국의 별을쏘다'는 코너명보다 ‘죄민수’로 유명했고 풀어헤친 와이셔츠에 곱슬머리, 영화배우 최민수를 패러디한 그의 과장된 몸짓은 안방 극장 안 사람들을 모두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10년도 더 지났지만 아직도 “아~무 이유없어!” “피스!”, “쑤레기!” 등의 유행어를 떠올리면 자연스레 그의 표정과 눈빛이 떠오른다.

현재는 20kg도 넘게 홀쭉해진 몸과 턱선을 자랑하며 트롯계에 도전장을 내밀었던 그가 이제는 대세인 유튜버에까지 합류했다고 한다. 개그맨 조원석씨를 인터뷰를 통해 만나보았다.

Q. 남들이 어렵다는 직업 전환을 세 번씩이나 했다. 계기가 있나?

저의 20대 때 꿈은 개그맨이었다. 그러나 가정형편상 개그맨의 꿈을 이루기에는 생계가 급급하던 시절이었다. 그래서 일식 요리사의 길에 들어섰다. 한 5년 정도 했을 때 '이제는 라면을 먹고 살더라도 개그계로 가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과감히 하던 일을 그만두고 이벤트 회사에 들어가 개그맨이 되기 위한 준비를 시작했다. 다른 친구들이 관련 학과에서 배웠다면 저는 필드에서 직접 배웠다고 볼 수 있다. 조그마한 호프집 MC도 하고 삐에로 분장도 하다 결국 우여곡절 끝에 공채에 합격했다.

대학로에서 긴 무명 시절도 있었지만 5년 후 2007년 여러분이 사랑하는 제 인생작 '죄민수'가 나왔다. 당시 트로트 음반 제의도 들어와서 음반도 냈다. 그리고 한 회식 자리에서 노래를 불렀는데 개그맨 이경규 선배가 ‘방송을 오래하고 싶으면 넌 노래를 해라’라고 하더라. 그래서 당시 생각하기에는 ‘개그는 잘하지만 예능을 못하니까 다른거 하라고 하시나보다’라고 느꼈다. 예능보다 쇼양에 적합해 게스트로 활약이 많았던 시기였다. 그런데 죄민수가 점점 잊혀질만 하자 트로트 가수로 조금씩 섭외가 들어오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이게 무슨 일이지?’싶었지만 트로트라는 장르 특성상 뜨는데 오래 걸리는 경우가 많지만 열심히 하면 또 그만큼 알아봐 주는 사람이 생긴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언젠가 한 유명 트로트 가수가 무대에서 노래를 하는데 꼬부랑 할머니가 허리를 펴고 아이돌 보듯이 호응해주시는 것을 보고 '나도 더  열심히 해봐야겠다'고 완전히 마음을 굳혔다.

유튜브도 처음에는 재미로 시작했다. 완전 초창기에는 광화문 앞에서 ‘웃으면 복이온다’라는 말이 있는데 그 말이 진짜인지 거짓말인지 실험을 해보자 이런 취지의 콘텐츠를 한적이 있다. 그래서 매일 광화문 앞에서 하루도 안 빼놓고 웃기만 한 영상을 올리기도 했다. 그러다 최근 MCN사업이 주목받기 시작하면서 저 역시 본격적으로 시작해야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침 코미디를 할 때 함께 일한 PD님과도 20년만에 재회해 '변화하는 방송환경에 두려워하지 말고 함께 개척하자'라는 뜻도 맞았다.

Q. 유튜브에 콘텐츠가 다양하다. 제일 중점을 두는 콘텐츠는 무엇인가?

유튜브 관련 전문가들이 저에게 콘텐츠에 통일감을 주라는 말씀을 많이 하셨다. 그런데 막상 그런 얘기 하시는 분들 채널에 들어가면 재미가 없다. 저는 지금도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지만 앞으로 코로나19 이후에 더 보여 드릴 콘텐츠가 많다. 제가 어머니가 15년 전에 돌아가셨는데 그 동년배 어머니들에 대한 기록도 남기고 싶고, 지금 다 말로 할 수 없지만 중점이 되는 콘텐츠는 앞으로 계속해 업그레이드 될 예정이다. 물론 현재 브이로그 식으로 텃밭을 가꾸고, 보컬트레이닝 받는 모습을 보여드리는 등의 콘텐츠도 꾸준히 보여드릴 것이다. 

구독자 10,000명 돌파 기념 영상 갈무리 (이미지 : 유튜브 조원석 TV)
구독자 10,000명 돌파 기념 영상 갈무리 (이미지 : 유튜브 조원석 TV)

Q 콘텐츠 기획과 준비는 어떤 식으로 하나?

기획부터 준비까지 대부분 혼자 한다. 단 기술적인 부분은 PD님과 상의하는 편이다. 콘텐츠를 막 만들어 내는 것 같지만 ‘누가 이거 왜 했어?’ 이러면 기획 의도는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쩌면 그래서 조회수가 별로 안 나오는지도 모르겠다. 방송용 콘텐츠도 아닌데 방송처럼 자꾸 의미부여를 하려고 하니까. 물론 콘텐츠마다 준비 방식이 다르긴하지만 어찌됐든 사람들이 많이 봐주는 콘텐츠를 내놓기 위한 목표는 같다. 

Q 주변 동료 연예인들과 협업할 생각은 없는지?

그런 것을 전형적인 게스트 플레이라고 한다. 채널이 성장세가 더디다고 유명한 사람과 같이해서 조회수를 높이거나 하고 싶지 않다. 내 손으로 직접 쳐야 홈런이라고 생각한다. 방송을 할 때도 정말 소재가 떨어지면 다른 사람이 투입되고 소품을 써서 웃기려고 한다. 아직까지 그럴 필요성을 못 느낀다. 자칫하면 아주 비정상적인 채널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예를들어 구독자 수는 많은데 조회수는 안 나오는 채널. 적게 봐주시더라도 조원석 매니아라고 칭할 수 있는 분들과만 함께 가고 싶다.

유튜브를 통해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싶다는 조원석씨 (이미지 : 조원석)
유튜브를 통해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싶다는 조원석씨 (이미지 : 조원석)

Q 유튜브를 통해 궁극적으로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나?

메시지라기 보다는 그냥 자연스럽게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지금 올리는 보컬 트레이닝 받는 영상이 제가 만약에 3년 후 아님 5년 후에 히트곡을 가진 유명한 트로트 가수가 된다면 그 영상을 찾아 보시는 분들이 분명히 계실 것이라 생각한다. 모든 것이 자연스러운 저의 평소 사상과 철학이 묻어날 뿐이다. 텃밭농사를 짓는 모습을 보여드리는 것도 제가 자연 친화적이고 건강에 관심이 많다는 증거다. 최근에는 미래에 어떻게 성장했으면 좋겠다 이런 영상도 올렸는데 이것처럼 그때 그때 떠오르는 생각을 기록하고 그 안에서 소소한 즐거움을 나누는 것뿐이다.

Q 유튜브를 하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를 꼽자면?

사실 제 채널이 연예인이 하는 것 치고는 당황스럽게 조회수가 저조하다. 그런데 구독자 수가 600명 정도가 되었을 때 한 기자님이 인터뷰를 하고 싶다고 메일을 보내셨다. 그 600명 구독자 수 중에 그 기자님이 끼어 있다는 것 자체가 재밌는 일 아닌가? 솔직히 채널이 애매하게 잘됐으면 그런 인터뷰 기회가 있었겠나 싶기도 했다. 또 앞으로 어떤 분들이 지켜보고 계실지 모르니 꾸준히 해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Q 향후 계획은 어떻게 되나?

누가 보든 보지 않든 유튜브 활동은 멈추지 않을 것이다. 지금도 월, 수, 금 꾸준히 업데이트를 하고 있다. 제가 로또 사는 영상도 업데이트 하는데 제 콘텐츠를 보고 로또를 사서 당첨되신 분이 나온다면 그것도 또 하나의 에피소드가 되지 않겠나. 아무튼 지금 보여드리는 콘텐츠도 꾸준히 열심히 하고 제가 보여드리고 싶은 것은 코로나19 이후가 본격적일 것이다. 무궁무진한 콘텐츠를 기획하고 있으니 앞으로 많은 분들이 지켜봐 주셨으면 좋겠다.

그는 계속해 유튜브 ‘조원석TV’는 시작도 하지 않았다며, 보여주고 싶은 것들이 너무나도 많다고 했다. 코로나19로 묶인 발만 풀리면 그때부터 다시 한번 날아올라 제2, 제3의 전성기를 맞고 싶다고 전하며 인터뷰를 마무리 지었다. 

 

저작권자 © 센머니 (SEN Mone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